37살의 게이 포텐하우어가 ‘연인의 정액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정액 요리법’을 선보인 요리책을 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정액에 대해 얘기를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립니다. 하지만 그것을 맛보는 것도 사랑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요?” 연인의 정액을 삼키느냐 마느냐는 펠라치오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등했던 사건이다.

삼켜본 사람은 그것이 연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강변한다.

목을 뒤로 꺾고 토악질을 하는 사람들도 그 항변에 일정부분 동의하면서도 그건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비위’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포텐하우어의 책에 대해서는 ‘미친 새끼, 별짓 다하는구만’하고 빈정거린다.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 ‘감각의 제국’에서 요정의 여종업원 아베 사다는 자신의 질 속에 묻어두었던 계란을 꺼내 그녀의 정부이자 요정의 주인인 이시다 기찌조의 입에 들이민다. 남자는 그걸 맛있게 받아먹는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킴베이싱어는 ‘나인하프위크’에서 온몸에다 크림과 시럽을 바르고 핥아먹게 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던가.

이 장면들을 두고 우리 시대의 모든 선남선녀들은 ‘변태’라는 짧은 단어로 그들의 애정행위를 재단해 버린다.

그렇게 쓴 소리를 하고나서 속으로는 목젖이 부러지는 소리가 나도록 군침을 삼킨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해보고 말리라는 다짐을 야무지게 한다.

3개월 동안 밀애를 나누던 두 사람은 기찌조의 부인에게 들통이 나 도망을 나오고, 다른 요정에 은둔하면서 애욕의 생활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 날 사다는 기찌조의 목을 조른다. 통제 불능의 오르가즘을 향한 영원히 자신의 남자로 만들기 위해서다.

기찌조의 사체를 부검하던 경찰은 그의 생식기가 잘린 것을 목격하게 되고, 훗날 검거된 사다의 손에서 그것이 발견된다.

영화 전체를 훑고 지나가는 이야기는 충격과 엽기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아연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의 팽창에 몰두해 있던 사회상에 대한 반발 심리로 사다의 행위는 당시 모든 일본인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했다.

애정은 소유욕과 동행한다. 연인의 정액을 식도로 넘기는 행위와 질 속의 계란을 맛있게 먹는 행위는 연인의 몸이 나와 동일함을 인정하는 행위다.

그러나 부둥켜안고 있을 때 일체감을 맛보았던 연인은 어느새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 따로 논다. 일체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과격함을 부른다. 특히 상대에게 나 아닌 다른 소유자가 존재한다면 그 소유욕은 절정에 이른다. 사다의 사건이 그 경우에 해당된다.

욕망의 수위조절. 가능한 것일까? 오늘도 연인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전화를 건성으로 받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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