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통해 희망 안겨 주고 싶었다”


최명길은 천상 배우이다. 그녀의 매력은 카메라 앞에서 배가된다. 백가지 매력을 가진 여배우 최명길은 최근 종방한 ‘미워도 다시 한번’을 통해 그녀가 살아있음을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재벌가의 감춰진 사랑을 담은 드라마를 통해 중년의 사랑을 사실적 연기를 통해 보여줬다. 트렌드물이 러시를 이룬 방송가에 잔잔한 감동과 사랑을 안겨준 그녀의 연기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KBS 2TV 수목드라마‘미워도 다시 한번’의 종방연에 참석한 그녀는 “선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시작했다. 이번 드라마가 잘 돼야 앞으로 중년 배우들이 설 자리가 있다는 생각에 선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고 희망을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다행히 드라마가 잘 돼 책임감과 의무감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한 심정을 드러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재벌가를 소재로 자녀의 출생 비밀과 불륜 등을 담고 있다. 여기서 최명길은 불꽃같은 사랑, 사랑의 상처, 응징, 모성 등 복합적인 캐릭터인 미르백화점 회장 한명인을 연기했다.

6~70년도 영화를 연상하는 통속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지만, 그녀를 비롯해 전인화, 박상원 등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로 드라마를 보는 관객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년의 사랑이 좀 더 심도깊게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녀의 연기배경엔 가족 사랑이 담겨있다. 가족의 지원으로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명길은 “연기를 잘하기 위해선 전폭적인 가족 지원을 받은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드라마에서 한명인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경험 때문이다. 관료와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남편을 내조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한명인을 연기할 수 있었다. 회장 포스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그녀의 남편은 정치인 김한길 씨이다. 김한길 씨는 국회의원, 장관 등을 지냈다.

그녀는 “헐리웃이나 미국 드라마도 40~60대 배우들이 주인공인 작품들이 많다. 아네트 베닝,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 조지 클루니 등이 주인공이 된 영화가 많다. 우리는 엄마와 딸이 있으면 딸 중심으로만 끌고 가는데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뜻은 중년 배우들에게도 설 자리가 주어줘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최명길은 나이가 드는 게 배우로서 생명력을 축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세월의 농익음이 연기력으로 묻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그동안 소홀하게 다뤄졌던 중년의 사랑을 드라마 전면에 내세우며 ‘불륜’이라는 소재를 담은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들 속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전인화와 최명길, 박상원의 조합으로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오는 29일부터는 ‘미워도 다시 한번’의 후속으로 황정민 김아중 주연의 ‘그저 바라보다가’(그 바보)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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