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겁 안난다”


한국영화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 전체 흥행작 상위 10위 안에 7편이 ‘한국영화’다.

한국영화는 전년 동기 대비 관객 수가 23.6% 늘었고, 매출액은 25.4%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7.5%p 상승했다. 26주간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15주간 1위에 올랐다. 또 2주 이상 1위에 오른 한국영화도 6편이나 됐다.

상업영화 ‘과속스캔들’, ‘7급 공무원’을 비롯해 독립영화‘워낭소리’가 흥행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독립영화인 ‘워낭소리’는 개봉6,7주자에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독립영화가 상업영화와의 경쟁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은 한국영화가 작품성 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하고 있음을 시사를 하는 대목이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흥행성공

상반기 박스오피스를 보면 할리우드 블랙버스터 영화가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446만명)가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한국영화 ‘7급 공무원’(403만명), ‘과속스캔들’(383만명)이 2,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밖에 ‘박쥐’ ‘마더’‘거북이 달린다’등이 흥행에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7월 6일 발표한 ‘200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극장 상영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관객 수는 2.9%, 매출액은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박스오피스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화연구가 정종화씨는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대작 영화와의 치열한 흥행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선 소재가 다양해졌다. 할리우드 영화와 비견해도 손색이 없는 특수효과나 화면구성, 스토리는 관객을 사로잡기 충분했다”고 말했다.

상반기 개봉된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한국영화계는 하반기에도 더욱 공격적인 자세로 할리우드 블랙버스터와 한판 붙을 계획이다.


한국영화, 공격적인 배급으로 ‘승부수’

지난 7월 9일 ‘오감도’를 시작으로 16일 ‘차우’, 23일 ‘해운대’, 30일 ‘국가대표’, 8월 6일 ‘10억’과 ‘지.아이.조’, 13일 ‘불신지옥’ 등이 개봉된다.

국내 최초 재난 블록버스터인‘해운대’가 개봉된다. 160억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된 ‘해운대’는 국내 최대 배급사인 CJ가 2009년 야심차게 준비한 라인업인 ‘박쥐’ ‘마더’에 이은 3대 대작 중 하나라는 것에 주목받고 있다.

‘차우’는 ‘한국 최초의 리얼 괴수 어드벤처’영화이다. ‘괴물’ ‘죠스’등의 괴수 영화가 일군 흥행불패 공식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의 스키점프 영화로 홍보 컨셉트를 잡은 ‘국가대표’는 지난 해 ‘추격자’로 티켓파워는 물론 연기력까지 검증 받은 배우 하정우가 타이틀 롤을 맡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킹콩을 들다’ 등의 감동 스포츠 영화의 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밖에 공포영화 ‘불신지옥’, ‘오감도’ ‘지.아이.조’등 한국영화가 연달아 개봉될 전망이다.

여기에 맞서 싸울 할리우드 영화들도 만만치 않다. 이는 7월 9일 ‘아더와 미니모이’, 15일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30일 ‘업’, 8월 13일 ‘아이스 에이지 3’ 등 할리우드 흥행 기대작들이 개봉될 전망이다.

정종화 씨는 “영화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좌표이다. 상반기 한국영화가 흥행에서 선전을 한 것은 트렌드가 한국영화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에서 성공했다고 꼭 한국에서 성공한다는 법은 없다. 이것이 영화이다. 영화는 시대를 읽는 정신이 필요하다. 지금은 한국영화가 트렌드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방학을 겨냥한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되더라도 한국영화가 충분히 맞서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에 소재, 장르, 타깃 등에 차별화를 꾀해 ‘입소문의 힘’을 경험했던 한국영화계가 요금 인상과 소비 심리 위축이란 악재를 뛰어넘어 공격적인 배급 일정 등으로 적극적인 승부수를 띄우는 하반기 극장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나단 프리랜서 기자] cjo426@naver.com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