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심정으로 최선 다할터 … 민주당 선택은 필연영남권 무소속 당선 바람 … 한나라 와해되면 1당 가능 지난 4일 민주당 복당을 선언한 김민석 전의원이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김전의원의 복당에 대한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후보를 지지한데 따른 ‘민주당과의 앙금’이 아직 덜 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전의원의 복당의지는 매우 강하다. 김전의원은 “어리석은 판단이었지만 이회창 대세론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복당은 탈당할 당시 했던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복당 반대 기류에 대해서 그는 “절차상이 아닌 정치적 문제이니 만큼 정치적으로 풀겠다”며 “(민주당이) 받아준다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민주당을 제 1당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 복당에 대한 민주당내 반대 기류가 심상찮다. 지금 심경은.
▲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어차피 겪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 감정으로 날 반대한다고 보지 않는다. 열린우리당을 배신과 분열의 당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탈당했던 사람을 다시 받아주는 게 쉽진 않을 것이다. 복당의지는 그 동안 줄곧 밝혀왔다. 당헌당규에 따라 1년이 지난 후 복당한 것뿐이다.

- 복당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 당헌·당규에 따라 복당 절차를 밟은 것이다. 당무회의 복당심사는 탈당후 1년 이내에 한한다. 1년이 지난 경우에는 지구당에 신청만 하면 되는데 지역구인 영등포(을)는 사고지구당이기 때문에 별도의 심의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 그렇더라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 당헌당규라는 법리적 논리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이는데.
▲ 공당이기 때문에 공정한 절차를 거치면 절차상 문제는 없는데 정치적으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 정치적 문제란 무엇인가.
▲ 대외적 이미지 아니겠는가. 유권자들에 의해 ‘철새’로 낙인찍인 사람이니까. 사실 속상하는 점이 많다. 다른 정치인들은 두세번씩 당적을 옮겨도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유독 내 정치적 행보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다. ‘그만큼 떴던’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깊은 애정을 가진 당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서글픈 스타’인 것 같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굳이 민주당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는가.
▲ 지난 1년 동안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애정으로 버텨 왔다. 무엇보다 DJ의 경제정책과 남북관계 노선을 높이 평가했고 계승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그 분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여겨왔다. 대선 당시에는 후보단일화만이 정권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욕먹을’ 각오로 선택한 일이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들 때가 있다.

- (만약 복당한다면)민주당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생각인가.
▲ 뭘 나서서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당장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찾아서 내년 총선에 민주당이 제 1당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당 밖에 있었던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이기도 하다. (김전의원은 복당신청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민주당과 뜻을 같이 할 인사들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입당할 수 있는 설득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과 분당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 1당이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지 않나. 현재의 민주당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 1당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정치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또 불가능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게 정치다. 노무현 후보의 대선 승리를 누가 가능하다고 봤나.

- 방법이 있다는 얘긴가.
▲ 지난 1987년 대선 때 당시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후보단일화가 실패됐다. 그 결과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고, 김영삼 후보는 2위를, 김대중 후보는 3위를 했다. 단일화가 성공했으면 노태우 후보는 당선될 수 없었다. 당시 모든 책임은 김대중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총선때 김대중 후보의 평민당은 당당히 제 1야당이 되는데 성공했다. 그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민주당은 분당됐더라도, 얼마든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선비자금 수사로 한나라당은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다. 영남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남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될 것이다. 결국 영남 표심은 세 갈래(한나라당-열린우리당-무소속)로 갈라질 수밖에 없다. 4당 체제에서 민주당은 호남권과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짜면 된다.

- 서울 영등포(을) 출마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박금자 지구당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 물론 출마한다. 그 동안 꾸준히 준비해 왔다. 박위원장의 반발은 어차피 예견했던 일이다.(이미 김 전의원은 <일요서울>과의 지난(제489호-9월18일자)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에 얽힌 비화, 정몽준 후보를 지지한 이유, 민주당 복당 의사 등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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