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요정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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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1년차 성유리.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타이틀에서, 이제 ‘배우’라는 수식어가 제법 어울린다.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는 그녀의 첫 작품 <토끼와 리저드>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그동안 ‘연기력 논란’으로 이어져온 꼬리표 같은 숙제에 나름의 해답을 내릴 영화다. 그녀가 풀어놓는 올 가을 사랑과 치유의 ‘감성멜로’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신인배우 성유리입니다”

영화 <토끼와 리저드>로 스크린 데뷔를 앞둔 성유리의 첫 인사말이다.

지난 12일 영화 <토끼와 리저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성유리가 신인의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가수 출신 연기자로 그동안 ‘연기력 논란’을 겪었던 그녀의 가슴앓이가 오히려 그녀에게 ‘열정과 독기’로 성장의 발판이 됐음을 짐작테 했다.


직접 의상협찬 도맡아

성유리는 “예전부터 영화를 찍고 싶었지만 부담감이 컸다. 스크린 가득 내 얼굴이 나오고 내 연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심경을 밝히며 “다행히 감독님께서 힘을 실어주셨고 장혁씨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스태프들의 노력 덕분에 잘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첫 스크린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 스크린 통해 본 제 모습이 아직 많이 낯설지만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행복하다. 첫 영화인만큼 욕심이 나서 내 개인의상 여러 벌을 직접 입고 영화에 출연했다”며 남다른 의욕도 자랑했다.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찾아 23년 만에 한국에 온 입양아 ‘메이’ 역이 영화배우 성유리에게 주어진 첫 임무. 한층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선보인다.

“기존 캐릭터와 달리 말수가 적고 표정으로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영화는 드라마와 다르게 호흡이 길어서 낯설었다. 때문에 감정을 오랜 시간동안 유지해야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혼자 있을 때 자신의 모습이 극중 ‘메이’와 닮았다는 그녀는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메이를 맡았다면 (연기력 논란과 달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낯설더라도 나의 밝고 명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런 도전이 있었기에 이번 영화를 통해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주지홍 감독은 배우 성유리에 대해 “보기보다 내면적인 연기에 강한 배우”라며 “그 점을 잘 캐치한 것 같다. 연기자로서 여배우로서 여러분께서 보시지 못한 부분을 많이 보여줄 거라 확신하고 있다”며 그녀의 첫 스크린 도전에 흡족해 했다.

함께 출연한 장혁 또한 파트너 성유리의 연기를 ‘여백의 미’로 표현했다..

“영화를 함께 하면서 정말 성실한 배우란 느낌이 들었고, 유리씨 연기하는 걸 보면 아마 놀라실 거”라며 “자연스럽고 여백의 미가 느껴졌다”고 치켜세웠다.


“장혁은 모성애 자극하는 부드러운 남자”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메이’는 택시운전수 ‘은설’ 역에 장혁을 우연히 만나 함께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다.

성유리도 호흡을 맞춘 파트너 장혁에 대해 “처음에는 마초의 이미지를 가진 거친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연기를 해 보니 장혁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부드러운 남자다. 오히려 꽃미남에 가깝다”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출신 탤런트 1세대이기도 한 그녀는 연기자를 꿈꾸는 아이돌 가수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가수 출신 연기자 분들은 카메라에 대한 공포가 많이 없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장점인 것 같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에 부담도 느끼고 평가도 냉혹할 수 있어서 상처도 받으실 것 같다.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극복하면 훌륭한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영화를 통해 마음에 상처가 있거나 아픔이 있는 분들이 치유의 경험을 하시게 되길 바란다” 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개막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토끼와 리저드>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수아 기자] xowl20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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