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왕후’ 스타일…활발하면서도 감성적으로 유권자에 접근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세련된 이미지로 남편의 저돌성을 보완할 뿐 아니라, 정치적 위기 때는 냉정한 판단으로 남편의 묘수를 도출해낸다.

김 여사는 문재인 전 대표와 경희대 동문으로서 성악과 출신이다. 그 덕분에 무대에서 주눅 드는 법이 없다. 오히려 세련된 무대 매너로 청중을 휘어잡는다. 2012년 그가 경선 후보 부인 신분으로 대선 사상 최초의 북콘서트를 열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남편을 위해서라면 어떤 활동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적극성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그의 적극성은 상대가 대중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공중파TV는 물론이고 케이블TV 시사프로그램이나 토크쇼에 출연해 남편 알리기에 나서는가 하면, 대중들과 함께 어울려 춤도 추는 등 여느 대선 후보 부인과는 완전히 다른 내조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당 대표 시절 당내 주요 인사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등 당의 분란이 계속되자 문재인 당시 대표는 경남 양산에 있는 자택으로 내려갔다. 부인 김정숙 여사가 그를 맞은 것은 당연. 정치적 위기에 빠진 문 대표는 거기서 ‘정치적 동반자’인 김 여사의 냉정한 정치적 조언을 바탕으로 향후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김정숙 여사에게는 적지 않은 별명이 붙어다닌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남편의 ‘정치적 동반자’ 역할을 했던 조선시대 태종의 왕비 원경왕후와 비슷하다 하여 ‘한국의 원경왕후’로 불리는가 하면,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의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와 닮았다 하여 ‘한국판 힐러리 클린턴’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김 여사의 똑 부러지는 성격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은 지난 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구지역 합동간담회에 남편 대신 참석, “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 후보, 국민이 가장 사랑하고 원하는 후보가 누구입니까”라는 정견발표를 해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 이후 김 여사의 내조 스타일은 ‘현장형’으로 완전히 굳어지게 된다. 주로 남편이 가지 못하는 곳을 다니며 마치 기존 정치인처럼 왕성한 유세 활동을 펼쳤다. 혼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 김 여사의 이 같은 적극적 내조에 대한 호불호도 존재한다. 지나친 부부간 애정표시와 ‘감성팔이’로 시선을 끌려고 하는 모습 등 그의 튀는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는 부류가 있는 반면, 한국 정치판도 ‘그림자 내조’만이 미덕인 세상은 지났다며 김 여사의 ‘치맛바람’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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