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점유율 61.5% 사상최대 3287억원 매출올렸다


한국영화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해운대>가 1100만, <국가대표>가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영화의 3분기 시장 점유율은 61.5%이다. 사상 최대 3287억원에 매출을 올렸다. 지표상 한국영화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선 회의적 반응이다. 투자와 제작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늘고 있다. 영화계 돈줄이던 투자사들이 하나 둘씩 떠나면서 돈 맥이 말라가고 있다. 때문에 현재의 호재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소리마저 들린다. 영화계를 둘러싼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

2009년 3분기 극장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15일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조희문)에 따르면 올해 7~9월 3개월 동안 전국 기준 총 관객은 4604만명, 매출액은 3287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극장의 영화관람료 역시 사상 최고치인 7075원을 기록했다.


<해운대> <국가대표>등 흥행성공

영진위의 ‘2009년 3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영화 <해운대>(1100만), <국가대표>(800만)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3분기 전체 흥행작 순위 상위 10위권에 한국영화가 6편 올랐다. 상위 10위권 중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9.7%이다. 흥행작 내에서도 한국영화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해운대>와 <국가대표> 단 두 편의 영화가 장기 동반 흥행으로 상영시장을 리드하며 한국영화 점유율과 전체 시장 규모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9년 1~9월 누적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 또한 전년 동기 40.9%보다 10.3%나 상승한 51.2%로 집계됐다.

영진위가 발표한 자료를 분석하면 2006년 이후 침체에 빠졌던 한국영화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해운대> <국가대표>를 비롯해 상반기에 개봉된 <7급 공무원> <과속스캔들>등이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특히 <박쥐> <마더> 등은 해외 시장에 수출되어 한류열풍을 주도했다.

현재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10월 22일), <타짜>의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12월)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계 빛 좋은 개살구 꼴

영진위의 실적 발표로 영화계는 상당히 고무됐지만 영화계 내부의 입장은 다르다. 돈줄이 말라 고사상태에 빠졌다. 영화를 제작하는 비용을 투자하던 투자사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돈줄이 마르면서 제작사의 힘이 약화되고, 투자사와 배급사의 입김은 세졌다. 이 과정에서 수익배분도 제작사에 불합리하게 계약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반적으로 제작사와 투자사가 4대 6으로 배분한다. 그러나 최근 2대 8, 심지어는 1대 9로 불합리한 계약이 이루어진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영화사는 흥행에 성공한다고 해도 수익률이 작아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스스로 영화제작을 포기하고 영화사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중문화연구가 정종화 씨는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배급 방식이나 투자방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한국영화는 살아날 수 없다. 최근 제작사와 투자사의 불합리한 계약이 성행하다보니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실질적으론 적자를 보는 영화도 많다. 한마디로 재주는 영화제작사가 부리고, 돈은 배급사나 투자사가 챙겨가고 있다”면서 “제작사와 투자사가 윈윈하는 동등한 조건의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영화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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