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영화제 의혹 퍼레이드


대종상영화제가 위기이다. 후보자(작) 선정과정에서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작품성이나 예술성을 인정받은 작품들과 빼어난 연기력을 펼친 연기자들이 배제가 된 반쪽짜리 영화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2009년 대종상영화제,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 방안이 무엇인가를 알아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 축제 대종상이 후보 선정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하지원, 석연찮은 여우주연상후보 탈락

오는 11월 6일 개최를 앞두고 올해 최고 여배우 하지원이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탈락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종상 사무국이 21일 발표한 제46회 대종상영화제 후보 명단에는 여우 주연상 후보로 김민선(미인도), 수애(님은 먼 곳에), 김혜자(마더), 최강희(애자), 장나라(하늘과 바다)가 올랐다.

최우수 작품상 부문 후보작은〈마더〉와〈하늘과 바다〉,〈신기전〉,〈해운대〉,〈국가대표〉가 선정됐다.

대종상영화제 후보자(작)이 발표된 뒤 네티즌들은 곧바로 대종상 영화제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원은 올해 영화〈해운대〉와〈내 사랑 내 곁에〉로 ‘1000만 배우’와 ‘멜로퀸’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없이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탈락됐다.

반면 영화〈해운대〉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설경구) 등 무려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대종상 영화제가 ‘나눠먹기’ 식으로 수상자(작)을 선정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하지원이 빠진 것은 다른 여배우에게 수상을 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종상영화제측은 하지원이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빠진 연유에 대해 “심사는 배우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작품 속 배역에 대한 심사로 이뤄진다"며 “〈해운대〉의 하지원과〈내 사랑 내 곁에〉의 하지원으로 표가 갈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득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하지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대종상 영화제 측의 후보 선정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며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희망했다.

〈미인도〉와〈모던보이〉로 분산된 김남길은 남우조연상과 신인남우상(모던보이)에 올랐으며,〈7급공무원〉과〈영화는 영화다〉로 나뉜 강지환도 신인남우상(7급공무원)에 노미네이트 됐다.


수상작 선정기준 애매모호

수상작 선정기준에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대종상영화제 출품작 선정 기준은 제작일(2008년 5월1일~2009년 9월 4일)에 제작 완료돼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등급을 필한 한국영화로서 극장에서 상영되었거나 상영 중 혹은 예정인 극영화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신인 남우상 후보작품에 올라있는〈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후보작품으로 선정된데 의혹이 충분하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크랭크업 이후 2년 만에 빛을 본 ‘창고 영화’다. 출품작에 대한 제작일 기준(기간 2008년 5월1일~2009년 9월 4일)으로 따지면 후보작 선정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의 심의 통과한 날짜에 끼워맞추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미개봉작〈하늘과 바다〉가 4개 부문에 올라 있는 점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사무국은 “〈하늘과 바다〉는 출품 대상 기간 내에 제작이 완료됐기 때문에 출품대상에 해당한다"며 “정해진 심사 절차에 따른 결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수상자(작)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자 지난 22일, 대종상 영화제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후보와 후보작 선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박태정 기자] tjb7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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