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대권 주자도 아닌데 주목받는 인사가 있다. 바로 국민의당 박지원 신임 당 대표다. 원내 3당이지만 조기 대선정국속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넘어 ‘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박 대표의 한 마디가 정국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하기 전부터 박 대표는 ‘신백제 구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에서 확실하게 국민의당이 우위를 점해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대표가 꿈꾸는 2017년 판 ‘신백제 구상’을 알아봤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경기 손학규, 충북 반기문 충남 정운찬 ‘트리플 크라운’
- 朴, “반 실패한 정치 세력과 손잡으면 안 돼. 문 열려 있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차기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신백제 구상은 옛 백제의 중흥기를 재현하겠다는 뜻이다. 백제는 삼국 중에서 가장 정치적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충청도 기반의 공주 백제 이전 한성 백제, 위례 백제 당시에는 한강 이남 지역뿐만 아니라 남쪽의 마한과 가야 그리고 신라 세력까지 굴복시킬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신백제 수도권·호·충·영남까지 중흥기 노려

지금의 지역으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충청, 호남에 경상도까지 세를 확장한 강대국이었다. 이런 역사를 알고 있는 박 대표가 조기 대선을 맞이해 수도권 호남, 충청, 경상도를 아우르는 신백제 중흥기를 꾀하겠다는 게 바로 신백제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박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은 지역적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다. 나아가 대표적인 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부산 출신이다. 여기에 경기 시흥 출신의 손학규 전 대표, 충북 음성 출신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충남 공주의 정운찬 전 총리를 영입해 차기 대권을 거머쥐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최근까지도 “국민의당이 빅텐트이고 플랫폼이다”라며 “제3지대는 녹색지대, 국민의당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개헌을 고리로 연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반기문 전 총장뿐만 아니라 손 전 대표, 정 전 총리에 대한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 일단 박 대표가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인사는 손학규 전 대표다.

손 전 대표 역시 1월15일 신임 당 대표에 오른 박 대표에게 축하글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올리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손 전 대표는 “이제 새 지도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국정치에서 기득권과 특권을 벗어던지고 새판을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의당이 한국정치에서 패권을 거부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7공화국 건설의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손 전 대표는 “다음 대통령 선거는 개혁을 위한 개헌세력과 수구적인 호헌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 국민의당에서는 손 전 대표가 늦어도 1월 말 빠르면 2월 초에 국민의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가 손 전 대표에 이어 러브콜을 강하게 보내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도 1월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당초 정 전 초리는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당분간 독자 행보를 할 것을 예고했다.

정운찬, 반기문·문재인 동시 공격 왜

정 전 총리는 “서민의 삶에는 관심 없고 외교적 언사로 정치 철학과 소신을 화장해 정권만을 잡으려는 정치, 반성과 사과 없이 패권을 앞세우는 정치를 믿을 수 없다”고 반 전 총장과 문 전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 역시 코드는 국민의당과 정치적 방향이 가장 맞는다고 밝힐 정도로 국민의당 입당 제의에 싫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도 이날 축사를 통해 “반드시 우리 국민의당에 오셔서 꼭 한 번 (당내 후보들과) 겨뤄봤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또한 박 대표는 “정 전 총리의 동반 경제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맥을 같이 한다”라며 “어떤 사람은 닫혀 있고 어떤 당은 닫혀 있다. 정 전 총리는 열려 있는 분이고 우리 국민의당도 열린 정당”이라고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거듭 정 전 총리의 합류를 요청했다.

박 대표의 신백제 구상의 화룡점정은 단연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영입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국내 귀국한 이후 보인 행보와 캠프 인적 구성이 구정권 인사로 채워지면서 영입에 신중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이 국내 귀국하기 전만 해도 “반 총장 측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가지 않겠다며 우리 국민의당을 노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과시했다. 또한 반 전 총장 측에서 ‘뉴DJP 연합’을 희망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논의도 있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 “한마디로 얘기하면 준비 안 된 대통령 후보”라며 “준비가 안 돼 있다면 대통령 후보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도 연대의 의지는 완전히 닫지 않았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아니면 바른정당 쪽으로 함께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라고들 흔히 이야기하는데 완전히 문을 닫거나 철벽을 쌓는다는 얘기보다는 그 분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융통성은 가지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일단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의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박 대표도 손학규·정운찬 두 인사의 입당가능성에 대해 지난 19일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라며 “두 인사에 대해선 안철수 전 대표나 저나 꾸준히 접촉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입당 시기관련해 “오늘 내일 사이에 오는 건 아니다. 그렇게 빨리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朴, “손학규, 정운찬 입당 움직임” 반은…

문제는 반 전 총장의 선택이다. 일단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반 전 총장은 정세균 국회의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만나면서 대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바른정당의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박지원 대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설 연휴 전후로 만난다. 눈여겨볼 점은 반 전 총장이 박 대표를 비롯해 손 전 대표, 정 전 총리를 만나 어떤 얘기가 오가느냐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 대표의 신백제 구상의 성공 여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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