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집배노조는 지난 18일 강원 화천군에서 A(34) 집배원이 우편물 배송 도중 사고로 사망한 사고과 관련, “‘죽음의 특별 소통기’라 불리는 설 특별 기간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올해 설 택배 물량은 지난해보다 13% 늘었지만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대체인력을 배치해 사고를 방조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한다”고 20일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우정본부는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총 11일 간 ‘설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했으며, 올해 설 성수기 택배 물량을 지난 설 성수기 때보다 13% 많은 물량인 하루 평균 113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정본부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대비 200여 명 많은 2400여 명의 대체인력을 설 성수기에 배치했다.

하지만 집배노조는 대체인력과 관련,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우정‘사고’본부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며 “이번 설 소통기 역시 늘어난 물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대체인력으로 집배원의 장시간 중노동과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소포 무게를 견디지 못한 이륜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넘어지고 쏟아지는 코피를 막아가며 일을 하는 등 아비규환인 상황임에도 이를 방치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집배노조는 ‘특별소통기 적정 대체인력 증강’, ‘안전사고 예방 대책 강구’, ‘제대로 된 순직 대책’ 등을 우정본부에 요구했다.

집배노조 등에 따르면 특별 소통기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비수기에 비해 27.3시간 많아 집배 노동자의 90%가 뇌심혈질환 위험을 안고 배송을 한다. 또 특별 소통기에는 사고 발생 위험도가 8.9배에서 12.5배로 증가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설 성수기에 배치한 대체인력은 2400명이 맞지만 3600명까지 인력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는 예산을 전국에 내려 보냈다”면서 실제 몇 명이 추가로 배치됐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집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오후 2시 20분쯤 강원 화천군에서 화천하남우체국 소속 A 집배원은 우편물 배송 차 이동하다 뒤따르던 1톤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추월해 사고를 당했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늘(20일) 새벽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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