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결심과 결의는 여느 때보다도 진지하다. 그러나 연말연시 각종 모임과 행사로 직장인들의 ‘한 해 맞이'는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금연이나 금주를 계획하지만 연초 모임에 필수코스인 음주과 흡연은 한 해의 다짐을 방해하는 장애물임에 틀림없다.

세계보건기구의 ‘술과 건강에 대한 세계 현황 보고서 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세계 190개국 중 15위, 아시아에서는 5위권 안에 든다고 밝혔다. 전세계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6.2L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 수치의 2배에 해당하는 12.3L를 소비하고 있으니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지난해는 1인 가구가 늘면서 혼밥뿐 아니라 혼술이 하나의 문화트렌드이기도 했다. 사실 하루 한두 잔 정도 알코올이라면 무리가 없을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TV 속 드라마나 예능프로에서 보여주는 혼술문화의 낭만적이거나 유쾌한 코드만을 기대할 수 없다. 실제 혼자 마시는 술은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아 습관적인 혼술은 지양해야 한다.

음주를 하고 나면 알코올을 해독하는 시간이 대략 24시간 걸리며, 알코올성분을 완전분해하는데는 대략 3일 정도가 걸린다. 해독시에는 술을 완전히 마시지 않아야 혈액 속의 알코올이 모두 분해된다. 그러나 실상은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한 기전을 고려하면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2016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는 국민암 예방 수칙의 하나인 ‘술은 하루 2잔 이내로 마시기’ 수칙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개정했다. 이는 술을 소량에서 적당량 섭취했을 때도 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할 경우 다양한 암의 발병율을 몇 배로 높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의학에서는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몸이 찬 듯 하지만 후에는 오장육부에서 열(熱)과 습(濕)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독기(濁氣)를 형성해 시간이 지나면서 혈류 흐름을 방해한다. 또 부종과 통증 등을 동반한 2차적인 문제점을 동반하기도 한다.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부종과 통증은 더 심해지고 이처럼 심각해진 통증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다 보면 습관성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개인마다 음주 횟수와 양을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음주 횟수가 잦으면 음주량을 제한을 해도 크게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음주 횟수는 알코올 분해 시간인 24시간과 휴식기를 고려해 최소 3일 간격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위점막과 혈관으로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볍게 식사를 한 상태로 술을 마셔야 위벽이 보호되고 쉽게 술에 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술을 마시는 중간에 과일과 물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해당 영양소가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켜 소변 등으로 쉽게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다. 술 마신 다음날은 충분한 휴식뿐 아니라 반신욕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땀을 살짝 내주는 것도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술은 피곤과 스트레스가 누적된 현대인의 심리를 풀어주고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가 분명하다. 하지만 각자의 절제 범위를 벗어나 무리하게 과음한다면 본인의 건강은 물론이고 돈독했던 인간관계도 위축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한 해가 시작되는 때에 적절한 음주로 돈돈함을 지키고 정겨움을 키우는 술잔을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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