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대통령 후보들이 넘쳐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정운찬 전 총리, 유승민 의원, 남경필 의원 등은 이미 대선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 외에도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보수진영 후보로 한창 주가가 상승 중이다.

문 전 대표가 비록 이들 중 설문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자연스레 새로운 후보를 찾는 국민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는 ‘제3의 후보’로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국가 개혁 이끌 프로젝트 ‘리셋코리아’ 주목
중앙일보 3세 경영 시작, 수익 감소로 부정적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9월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제3의 개국’이라는 책을 내자 이러한 소문이 더해졌다. ‘제3의 개국’은 우리나라가 처한 작금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다음 대권주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인 조 전 사장은 20년 경력의 정치부 기자로 취재를 통해 얻게 된 사실에 입각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지목한 인물이 바로 홍석현 회장이다.

홍석현 대망론 분석한
‘제3의 개국’

저자인 조한규 전 사장은 책을 통해 홍석현 회장은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고 수준의 자유와 개방을 통해 세계의 인재와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을 ‘제3의 개국’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책 내용을 살펴보면 1부 타이틀이 ‘홍석현 대망론’이다. 홍 회장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지부터 반기문 대망론과 홍석현 대망론을 비교한 글도 실려 있다. 한 성자로부터 통일대통령이 되라는 조언을 받은 이야기, 주미대사 시절 이야기 그리고 홍 회장의 인맥풀과 손석희 사장의 JTBC 영입 이야기 등도 담겼다. 

자연스레 책이 출판되면서 홍 회장의 대권 도전 이야기가 정계는 물론 지라시에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홍 회장은 이미 2004년경 당시 반기문 외교부 장관보다 먼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내정됐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권 도전에 대한 소문은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비록 2005년 7월 MBC가 ‘삼성 X파일’을 폭로하면서 홍 회장의 유엔 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고 10년이 지난 후 대선 후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정체하자 새로운 대선후보로 홍 회장이 등장했다. 

리셋코리아 인력
대선 캠프급

홍석현 회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중앙일보와 JTBC가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때문이다. ‘리셋코리아’는 일명 국가개혁 프로젝트다. 정치·외교안보·경제·교육·보건복지 등 12개 분과로 나뉘어 다양한 회의와 토론을 거쳐 다양한 정책들을 도출해 낸다.

이곳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반 대선 후보들의 캠프 못지 않다. 각 분과 위원장으로는 장훈 중앙대 교수, 김의영 서울대 교수, 장승조 전 합참의장,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 김병연 서울대 교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이종화 고려대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태유 서울대 교수,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송인한 연세대 교수, 주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종인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홍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리셋 코리아: 내가 바꾸는 대한민국’ 프로젝트 출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가진 환영사도 홍석현 대망론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홍 회장은 “광화문광장의 촛불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한 주, 한 주가 지나가면서 가슴이 더욱 먹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며 “어떻게 하면 분열된 나라가 통합된 반석 위에 설 수 있을까. 저뿐 아니라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분이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이게 나라냐’하는 말이 어느새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 이게 나라다!’라고 희망차게 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습니다”라며 “뭔가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작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리셋 코리아’입니다. 나라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날의 환영사는 대선 출마 선언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촛불 시위로 시작된 시민들의 시대정신 그리고 그로인해 분열된 나라, 이제 그 나라를 어떻게 하나로 다시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석현 대망론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홍 회장이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 ‘킹메이커가 되겠다’고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홍석현 대망론은
사내 금기어

홍석현 회장 대망론에 대한 중앙일보 내부 반응은 어떨까. 중앙일보 내 한 직원은 ‘홍석현 대망론’은 사내에서 금기어라고 했다.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 어디서도 홍 회장의 대선 출마 이야기는 흘러나오지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직원은 홍 회장 대망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가 3세 경영을 시작한 상황인데 이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대선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JTBC의 성공이 분명한 장점이 되긴 하겠지만 홍 회장의 대선 출마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여론도 있다고 전했다.  

홍 회장의 대망론에 대해서 중앙일보의 후견인 격인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부정적이라는 반응도 있다. 홍 회장이 대선에 뛰어든다면 삼성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현재로서는 삼성이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소리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