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기자 고소, 노조는 청와대 공격

MBC문화방송이 청와대의 인사개입 논란으로 시끄럽다. 방문진 김우룡(67)이사장이 월간지 ‘신동아’인터뷰에서 ‘큰 집, 조인트 까기’ 발언으로 발발된 내홍 때문이다. 김재철(57) MBC 사장은 ‘신동아’의 ‘김우룡과 MBC 보도’와 관련, 해당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청와대는 누가 언제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 이 모든 과정의 지휘자는 누군지 그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전말을 알아본다.

김재철(57) MBC 사장이 월간 ‘신동아’의 ‘김우룡과 MBC’ 보도와 관련, 해당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김 사장은 “관계회사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권력기관 어느 누구와도 협의한 적이 없으며, ‘큰집’ 사람을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며 “특정 인사의 말만 듣고 본인에 대한 사실 확인도 없이 허위 사실을 보도한 기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라고 전했다.

이어 “관계회사 사장단 인사는 방송문화진흥회의 협의 사안으로 김우룡 이사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인사 자체는 MBC 사장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부 역할’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없고 들을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방문진 김우룡(67) 이사장에 대해서는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공영방송 MBC와 사장인 나와 MBC 구성원들을 매도하고 자존심을 짓밟은 처사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며 “공영방송 MBC의 독립과 중립성을 훼손할 경우에는 권력기관이든 방문진이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사장을 인터뷰한 신동아 4월호는 MBC 임원인사와 관련, “김재철 사장 혼자 한 게 아니라 ‘큰집’이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 또 “김 사장은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라며 “김 사장이 안 하려고 했지만 그걸로 (김재철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조인트를 깐 책임자를 단죄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누가 언제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 이 모든 과정의 지휘자는 누군지 그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MBC사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18일 ‘큰 집, 조인트 까기’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문방위 소속 전병헌·천정배·김부겸·변재일·서갑원·조영택·장세환·최문순 의원 등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떳떳하다면 즉각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라”라며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MBC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즉시 개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권의 MBC장악 하수인인 김우룡 이사장은 국민 앞에 공개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우상호 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공영방송의 사장을 누가 불러서 조인트를 깠는지 분명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김우룡 씨가 ‘방송문화진압회’이사장이라는 불명예를 덜기 위해서는 큰집이 청와대가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니 아니라 ‘큰집서 조인트 깐’ 권력개입 진상을 밝히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큰 집’은 청와대가 아니다”라며 인사개입설을 부인했다. 청와대는 김 이사장이 언급한 ‘큰 집’에 대해 “김 이사장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청와대)도 알지 못한다”며 “김 이사장도 ‘큰 집’은 청와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MBC의 내홍이 어떤 식으로 끝을 맺을지는 미지수지만, MBC는 내부는 한동안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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