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건 한판승부!


코미디연극〈웃음의 대학〉이 지난 10월부터 공연 중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장기공연 돌입 확정과 함께 3월 13일, 강남 코엑스아트홀 동시공연에 돌입했다.〈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로 한국관객과도 친숙한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인〈웃음의 대학〉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모든 것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수작. 막강라인업과 함께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 연극〈웃음의 대학〉의 개강무대 속으로 올 봄 빠져보자.

1996년 미타니 코우키가 쓴〈웃음의 대학〉은 실제 존재했던 한 선배작가에 대한 헌사로 태어난 작품이다. 극중 희곡작가 ‘츠바키 하지메’의 모델이 바로 일본의 전설적인 희극 왕 에모토켄이치가 만든 극단 ‘엔켄’의 작가 ‘키쿠야 사카’다. 키쿠야는 검열이라는 혹독한 상황 속에서 엔켄의 전성기를 뒷받침 해 준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작가로서 가장 빛날 시기에 군대에 징집되어 코미디에 대한 꿈을 품은 채 35살이 나이에 사망했다. 이는〈웃음의 대학〉의 마지막 장면과 매우 흡사할 뿐 아니라 작가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작가 츠바키가 군대 징집 소식을 검열관에게 알리며 마지막 경례를 하는 장면에서 진심으로 서로가 교감을 나누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키쿠야가 남긴 대본은 지금도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현재 일본 최고의 희극작가인 미타니 코우키는 본인 스스로도 선배작가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그에 대한 헌사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웃음의 대학〉은 ‘미타니 코우키’가 웃음을 통해 세상을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하면서 삶과 세상을 변주하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가 잘 들어나는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해프닝과 그에 따른 웃음이 스며들어 있지만 단순히 재미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그의 작품에 ‘웃음의 철학’이 담기는 이유다. 〈웃음의 대학〉의 주인공인 검열관과 작가는 단순한 ‘대응’에서 ‘교류’로 발전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앞으로 나아간다. 단순히 ‘권력을 지닌 딱딱한 인물’과 ‘유약한 실무자’의 관계로만 이루어졌다면 이 극본은 예술가의 지루한 자기한탄으로 끝났을 것이다.


‘웃음’ 사수해야 하는 작가 VS ‘웃음’ 삭제해야 하는 검열관

하지만 ‘권력’에 맞서 ‘웃음’이라는 코드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두 사람 관계의 끊임없는 변화를 만들어내어 멋진 메시지를 지닌 수작으로 탄생되었다. 그가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는 강하게 가슴을 울린다. 특히 한번이라도 창작에 관한 꿈을 불태워 본 사람이라면 더욱 강한 울림을 느낄 것이다. 뜨겁게 타인을 선동하거나 이끌지는 않았지만, 신념을 가지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갈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웅성임이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을 줄 아는 한 멋진 영혼에 관한 최고의 찬사이다. 그리고 그러한 영혼은 굳어버린 영혼도 변화시킨다. 이것이 미타니 코우키가 이야기하는 ‘웃음의 힘’이다.


매체를 넘나드는 연기력, 무대를 장악하다

냉정해 보이지만 따뜻한 인간미가 살아있는 검열관 역을 훌륭히 소화하여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송영창이 또다시 검열관 역으로 돌아왔다. 가는 입술과 날카로운 눈초리가 언뜻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이지만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하는 따뜻함을 동시에 지닌 배우 송영창.〈웃음의 대학〉의 냉정한 검열관이 점차 웃음과 타인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면서 더 큰 감동을 전하는 것처럼 배우 송영창의 새로운 발견이 가능했던〈웃음의 대학〉이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무대 위를 채울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표정연기가 일품인 배우 정웅인도 조국과 자신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는 무섭고 냉정한 검열관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작가를 괴롭히는 악역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독특한 색깔로 특별한 캐릭터를 창조하여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그 만의 맛있는 ‘검열관’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일시 3월 13일~ OPEN RUN
공연장소 코엑스 아트홀
공연시간 화~금 8시/ 토,일 3시, 6시 (월 공연없음)
티켓가격 R석 4만원/ 발코니석 2만원
공연문의 02) 766-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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