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서울시립미술관과 경향신문이 공동 주최로 오는 3월 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전시실에서 ‘르누아르의 여인’전을 개최한다 .

미술사의 격변기를 대변했던 19세기 후반 대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비관적인 표현을 자제했던 화가 르누아르는 빛과 색채의 조합을 시도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 5000여 점을 남겼다.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으로 인간이 누려야 할 진정한 행복을 화폭에 담고자 했던 르누아르 작품 주제 중 '여인'에 촛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르누아르의 예술 기법과 표현력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화공(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르누아르의 유쾌하고도 아름다운 작품으로 ‘뱃놀이 일행의 점심 식사(1880-1881)’과 ‘시골 무도회 (1883)’, ‘도시 무도회(1883)’, ‘부지발 무도회(1883)’와 같은 눈부신 작품들이 있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르누아르가 따뜻한 색채와 빛을 통해 거칠고 우울한 삶에 스스로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9세기 말경 파리인들에게 사랑 받던 무도회장을 그린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는 나뭇가지 사이로 드리워진 초여름에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젊은 남녀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 작품으로 르누아르를 인상주의의 중심에 서게 했다 .

화가로 활동하면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화폭에서 만큼은 그러한 일상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힘쓰며  삶에 대한 낙관과 긍정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

한편 전시중에 ‘르누아르 , 베일을 벗다’라는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

이번 전시는 하나의 테마로 단일작가를 조명한 최초의 전시로 ‘르누아르가 사랑한 여성’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전시공간이 눈에 띈다.
그 공간은 네 개의 테마로 나눠 르누아르 예술의 핵을 이루고 있는 여성 이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상됐다 .
일상의 행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동시대를 살았던 어린아이들과 십대 소녀를 마치 천상의 얼굴처럼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첫 번째 테마 ‘어린아이와 소녀’를 시작으로 두 번째 테마 ‘가족 안의 여인’에서는 화가의 부인 알린 샤리고와 유모였던 가브리엘 그리고 뮤즈였던 데데의 모습까지 가족으로 함께했던 여인상을 보여준다. 세 번째 테마 ‘르누아르의 여인’에서는 공식적인 주문에 의한 초상화나, 주변 지인 혹은 신원미상의 여인등의 모습을 통해 르누아르만의 독특한 붓터치로 묘사된 동시대 여인들이 형형색색으로 표현된 작품이 소개된다. 네 번째 테마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에서는 고전주의적 가르침으로부터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성 누드로 완성된 목욕하는 여인 연작을 통해 여체의 신비를 화폭으로 표현한 여인상을 소개했다 .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 대여처로는 미국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를 비롯해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 , 피카소 미술관 ,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술관 , 이스라엘 미술관 영국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 , 루가노 미술관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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