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박원순 사단 반기문 지지층 흡수에 노력

김종민·정재호·조승래 의원 안희정 사단 주축
 
‘충청 대망론’ 접은 충북도민 민심 잡기 주력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충청 대망론을 넘어 대한민국 대망론을 만들겠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일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안 지사의 정치적 동반자로 나선 ‘안희정 사단’이 여론 조사 상승세와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해 충남도지사 지방선거 때 안희정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등이 그 주인공이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반기문 전 유엔총장의 불출마 선언후 안 지사의 사람들에 큰 변화가 생기며 ‘안희정 2기 사단’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요서울은 ‘안희정 1기사단’과 ‘안희정 2기 사단’의 인물을 통해 변화의 흐름을 살펴봤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셋째 주 결과에 따르면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3%오른 22%로 상승하며 20%대를 넘어섰다. 특히 황교안 권항대행과의 격차를 벌리며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진행한 지난 15일 일간집계에 따르면 안 지사는 21.1%를 기록하는 등 자신의 일간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름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안 지사의 상승세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의 수혜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안 지사의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며 지지율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안희정 사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안희정 사단’의 주축 인물로 꼽히고 있다. 김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안 지사의 지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대권에 반문 연대 선봉에 안 지사를 내세우려 노력하며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등 ‘킹메이커’ 다운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비문 진영 의원 20여 명과의 저녁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당내 경선의 토론 활성화를 주문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그는 “안희정은 초기 노무현, 문재인은 말기 노무현이라는 얘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돈다고 하더라”며 안 지사를 간접적으로 치켜세웠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야권 의원들을 만나는 등의 행보를 토대로 안 지사를 필두로 제3지대 구상을 다시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안희정 사단’의 핵심 인물이자 특별한 인연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안 지사의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조승래(대전 유성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운동을 이끌던 시절 안 지사와 처음 만났다. 이후 조 의원은 2010년 충남도지사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캠프 정책팀장을 지내며 안 지사를 도왔다. 안 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엔 비서실장으로 활약해 ‘안희정 사단’ 주축 인물로 평가된다.
 
정재호(경기 고양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안 지사와 젊은 시절을 함께한 친구로 알려져 있다. 정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과 국무총리실 민정수석을 역임했으며 도지사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안 지사를 도왔다. 정 의원은 민주당 경선 룰 협상에서 안 지사의 대리인으로 나선 바 있어 안 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김종민(충남 계룡금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대변인 출신 친노파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충청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내며 ‘안희정 사단’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안희정 사단’ 이외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 직후 이들의 지지층 흡수를 통한 ‘안희정 2기 사단’ 구성에 안 지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월 26일 불출마 선언을 한 ‘정책통’ 박원순 시장의 공약 중 계승할 수 있는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 시장에게 적극적인 구애가 아닌 우회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안 지사는 박 시장과의 단독회동이나 박 시장을 도왔던 인사들의 캠프 영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시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기동민·박홍근 의원 등의 영입에 대해 안 지사 측은 “안 지사를 돕는 의원들이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도와달라’는 요청을 할 수는 있겠지만 캠프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김성곤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당초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을 돕겠다고 했던 인물로 두 사람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각각 만나 “앞으로 안 지사를 도우려 한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 측이 김 전 의원의 향후 외교·통일 및 재외국민 정책 수립과 박 시장, 김 의원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안 지사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향우회에 참석해 충청의 차기 대권 주자는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반기문 전 유엔총장의 불출마로 ‘충청 대망론’을 접은 충북도민들에게 자신이 ‘충청 대망론’의 유력 주자임을 호소하며 충청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런 호소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얼미터 주중 집계에 따르면 대전·충청·세종에서 (23.9%→29.3% 5.4%p상승)해 문 전 대표의 충청 지지율을 턱 밑까지 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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