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부산 동부경찰서에 한 여성이 찾아와 “만나던 남성이 이별 요구에 앙심을 품고 수차례 집에 찾아와 폭행과 협박을 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동부서는 같은 달 22일 신변보호위원회를 개최해 피해자에게 위급상황 시 112출동을 연계하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집 주변에 CCTV를 설치하는 등 신변보호에 나섰다. 피해자 아들의 학교까지 찾아가 협박을 하던 가해자는 결국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다.

경찰의 도움은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동부서 김승만 경사는 피해자 가족이 오랜 협박과 대인기피, 불면증 등 심리불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인근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지자체 등을 통해 생계비와 피해자 아들 학자금 등 총 890만 원이 지원되도록 했다.

이후 피해자는 동부서에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아들의 담임교사는 부산경찰청장에게 감사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2015년 ‘두 번 눈물짓지 않게 하겠다’는 슬로건 아래 ‘피해자전담경찰관’ 제도가 시작된 이래 범죄피해자 상담 1만8000건, 경제적 도움 액수는 8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경찰청 ‘피해자 보호·지원 감동스토리 사례발표회’에 따르면 피해자전담경찰관 운영 2년간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적 상담은 1만7893건이 이뤄졌고, 경제적 지원·연계가 3855건으로 총 79억 원에 달했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은 피해자는 모두 4227명이었다. 기존에는 주거지 순찰 또는 신변경호 등 인력 중심의 활동으로 보호 활동을 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스마트워치 운영, CCTV 설치 등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효율성과 현장 대응력을 높였다.

발표회에 참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A씨(48·여)는 “장기간 협박으로 무서움 속에 일상생활을 보냈다”며 “하지만 경찰의 신변보호 덕분에 이제는 마음 편히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보복범죄 등이 빈발함에 따라 피해자 보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경찰이 더 세심하게 피해자를 배려하고 정성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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