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강서구 마곡 이전 싸고지역국회의원-시의원간 감정싸움서울시립대 모습(좌). 시립대 총장이 김성호 의원에게 보냈다고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항의서한’(우)‘서울시립대 강서구 마곡지구 이전 문제’를 둘러싼, 지역 국회의원인 김성호 의원과 한나라당 서울시의원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서울시립대 마곡지구 이전’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 서로가“주민들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양측은 최근 상대방에 대해‘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질 태세다. 통합신당 김성호의원 “마곡으로 유치 큰 진전”주장, 주민들에 서명 받아한나라당 지역 의원들 “시립대측과 이전합의는 거짓말…주민 현혹 말라”서울시 강서구가 최근 시끄럽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서울시립대를 강서구 마곡지구로 옮기는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 싸움이 치열하다.

지역주민들은 지난 5월부터 ‘서울시립대 마곡지구 유치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성호 의원)’를 결성, 주민 1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는 등 시립대 이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지역 주민들은 “강서구는 개발에서 소외돼 있던 곳으로, 특히 교육·문화 시설이 거의 없다”며 “50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지역임에도 종합대학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시립대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합심해 대학 이전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역 정치인들간 ‘진실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민주당에서 통합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성호 의원과 한나라당 시의원들간 설전 및 폭로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김 의원은 그간 지역신문 등과 인터뷰에서 서울시립대 관계자들과 수십차례 회동을 가졌으며, 시립대측도 이 방안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롯, 서울시 관계자들을 만나서 ‘시립대 마곡지구’이전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요청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히 건의를 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이와 함께 김 의원측은 ‘시립대 총장이 이명박 시장을 만나 마곡지구 시립대 이전문제를 건의했고, 올해 초 총장선거에서도 시립대 마곡지구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취지의 내용을 주민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명철 한나라당 시의원 등은 “김 의원이 거짓말로 주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한 의원이 최근 발간한 의정보고서 등을 통해 “김성호 의원이 서울시와 시립대측과 이전문제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 마치 서울시·대학측과 이전에 합의한 것처럼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시립대 총장은 김성호 의원과 단 한차례도 만난 사실이 없으며, 또한 김 의원도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이전문제와 관련, 건의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정연희 시의원측은 “서울시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시립대 총장과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배 서울시립대 총장은 ‘김 의원과 만나 대학 이전문제를 상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며 “또 이명박 시장에게도 면담을 통해 김 의원과 대학 이전문제를 상의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 시장 역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특히 서울시립대도 한나라당측 주장에 일정부분 동조하는 분위기다. 시립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의 마곡지구로의 이전 계획은 없다”며 “총장님과 김 의원간 대학이전과 관련한 만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의정보고서 등을 통해, 서울시립대 총장 명의의 ‘항의서한’등을 공개하며 김 의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 항의서한에는 “김 의원이 시립대 이전과 관련, 지역신문과 인터뷰에서 ‘시립대 관계자들과 30여차례 회동했다’, ‘시립대측과 마곡지구 이전과 관련한 합의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어 “시립대가 캠퍼스 포화상태로 인해 마곡지구 이전을 포함한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캠퍼스 이전에 대해 서울시에 건의한 바 없고, 현시점에서 논의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이와 같은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김 의원측은 “한나라당측에서 터무니없는 비방 및 날조를 일삼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김 의원측은 “강서구민의 숙원인 시립대 이전에 앞장서온 국회의원을 한나라당이 음해하려는 의도”라며 “같이 힘을 모아야 함에도 불구, 한나라당 지역 시의원들이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측은 또 “시립대 교직원 등과 20여차례 만난 것은 사실이며, 대학 이전과 관련해 여러 차례 의견 접근도 봤다”며“더욱이 한나라당‘의정보고서’에 포함된 시립대 총장의 항의서한은 날조된 것으로, 서한 내용을 임의로 바꿨다”고 밝히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태세다. 실제로 김 의원은 한나라당 시의원 등을 상대로 ‘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김 의원측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잘못했다면 이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받겠지만, 한나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허위로 유포하고 김 의원을 음해한 한나라당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김 의원의 강경 입장에, 한나라당 시의원들도 ‘맞불’로 나섰다. 한나라당은 “대학 이전 합의 운운하며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받는 것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김 의원을 ‘사전선거운동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상태다. 한나라당 한명철 의원은 “한나라당 지역 시의원 등도 시립대 이전 문제에 대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지역 국회의원이 거짓말로 주민들을 현혹하는 것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주민들에게 시립대 이전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리기 위해 의정보고서 등에 이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옳은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김 의원과 한나라당 의원간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검찰 조사 및 법정공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미개발지인 마곡지구(119만여평). 이곳은 후대를 위해 서울시가 2011년 이후로 개발을 미뤘던 곳이다. 하지만 관할 강서구가 조기개발을 요구하고 나서자, 서울시 측도 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마곡지구는 서울의 균형적인 발전 측면에서 이상적인 신도시 개발지로 꼽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 있는 김포매립지나 김포공항 등과 연계해 개발하면 강남을 능가하는 주거단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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