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은 질풍노도의 시기”

지난 18일 중국 현지에서 ‘파오마창’ 제작발표회 참석한 장나라가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일은 즐겼는데 인생은 즐기지 못한 것 같아요. 서른 살이 되서는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요.”

중국에서 드라마, 음반, CF 등 다방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장나라가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털어놨다. 2004년 중국드라마 ‘은색연화’로 중국에 첫 진출한 그녀는 그동안 드라마뿐만 아니라 음악, CF 등 활동범위를 넓혀가며 인기몰이에 성공, 최고 한류스타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6년. 언제나 만년 소녀일 것 같던 그녀도 어느 덧 서른 살을 맞이했다. 배우 장나라의 삼십대 모습은 어떠할까. 중국 칭다오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인근의 감옥 세트에서 만난 장나라는 “솔직히 서른 살에 대한 내 느낌이 웃길지 모르지만 질풍노도의 시기같다”며 “서른 살이 됐고, 서른한 살을 지나 서른네 살이 되면 기품이 있어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여행이다. 다른 연예인들이 유럽 등지로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을 보니 부럽기도 했다.

장나라는 “아직도 비행기를 탈 때 약을 먹어야 하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진 편”이라며 “가보지 못한 윈난(雲南)성을 제일 가고 싶고, 일본도 가고 싶다. 그리고 미국에 시집 간 친구가 있는데 한번 보러 가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문제는 스케줄이다. 장나라가 출연하는 드라마 4편이 중국 방송을 앞두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쉬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내가 TV에 나오는 게 좋더라. 많이 찍어놓으면 중국은 몇 년씩 방송을 하니 세편 정도 찍으면 10년은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2006년 ‘띠아오만 공주’로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한 이후 노래와 연기를 오가며 무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현재 ‘띠아오만 어의’를 녹화 중에 있으며, ‘띠아오만 황후’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앞서 녹화를 마친 드라마 ‘철면가녀’는 이달 말 CCTV 8에서 방송된다.

16일부터는 아버지 주호성(60·장연교)이 주연급으로 나오는 드라마 ‘파오마창’(경마장) 녹화에도 가세했다. 장나라는 이 드라마에 일본정보국 국장으로 나오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항일투사인 주오티엔이(황종저)를 사랑하는 순수한 여인을 연기한다.

비중은 있지만 조연이다. 하지만 그녀를 어느 때보다 들뜨게 하는 작품이다. 단막극에서 아버지가 길을 지나가는 역으로 나온 것을 제외하고 부녀 간 호흡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함께 연기하는 것을 꿈꿔오기는 했다. 그런데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었다.”

장나라는 “어릴 때부터 최대의 라이벌로 생각했다”며 “6~7살 정도 됐을 때, 아빠가 연극하는 것을 보고 항상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아빠가 역할을 맡게 돼 고민하지 않고 출연하게 됐다”고 좋아했다.

또 “기존에 박힌 이미지를 탈피한다”며 “지금 녹화중인 ‘띠아오만 어의’는 웃긴 캐릭터를 극대화하는 것이고, ‘철면가녀’는 끝장까지 가는 악녀고, 이번에는 순애보적인 순수한 인물이다. 두루두루 할 수 있는게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즐거워한다.

결혼도 생각해야 할 듯하다. “(친한) 언니들이 알콩달콩한 것을 보면 하고 싶은데, 돌아서면 혼자 있는 게 편한 것 같기도 하다”는 마음이다. “연애는 많이 해보고 싶다”면서 중국에서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연애를 하려면 중국어를 많이 배워야 한다”고 자른다. “그렇지만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미친 듯이 중국어를 배우지 않겠는가.”

중국 진출 6년이 흐르면서 중국 음식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맛있는 것도 있구나였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다. 불과 서너 달 전에 음식의 묘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아주 맛있다”고 입맛을 다셨다.

한국과 다른 점을 모르겠다고 할 만큼 편하고 익숙해졌다.

“한국에서 이제 일할 수 없어서 중국에 갔다고 하는 얘기를 들을 때는 속상해서 정말 하지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든 안 가리고 여기저기서 일하는 게 좋다.”

[뉴시스-진현철 기자] agac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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