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사건 발생 열흘 만에 남측의 음모책동이라는 첫 반응을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외교여권 소지자인 우리 공화국 공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한 것은 뜻밖의 불상사”라고 밝힌 북한의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22일)를 23일 보도했다.
 
이는 여성 용의자들이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묻혔고, 이 사건에 북한 대사관과 고려항공 직원이 개입됐다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와 전면 배치되는 발표다.
 
조선법률가위원회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진행한 수사 정형을 범죄수사학적 견지와 법률적 견지에서 보면 모든 것이 허점과 모순투성이”라며 “초기 심장 쇼크에 의한 사망이라고 결론했던 것을 아무런 단서 없이 무작정 ‘독살’이라고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독극물을) 손에 바른 여성은 살고 그것을 발리운 사람은 죽는 그런 독약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은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남한 측의 대북 음모책동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말레이시아 측의 부당한 행위들이 남조선 당국의 반공화국 모략소동과 때를 같이해 벌어지고 있다”며 “남조선 보수언론은 부검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북조선의 소행이 틀림없다’느니 하는 낭설을 퍼트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명백히 남조선 당국이 대본까지 미리 짜 놓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공동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법률가 대표단을 현지에 보내 용의자들을 만나 그들의 진술을 들어보고,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확인하고, 사건 현장과 동영상 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해 사건 수사를 공정하게 결속하자”며 “우리는 자주의 강국, 핵강국의 영상을 훼손시키려는 그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사건의 흑막을 마지막까지 파헤쳐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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