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김근태·이해찬·정동영·천정배·신기남 등 6적 규정관악을 이해찬에 유종필, 전주덕진 정동영에 진념 등 대항마 모색“‘탈레반(원리주의자) 6적’을 제거하라”.여당이 ‘민주당과 통합신당’으로 ‘공중 분해’된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통합신당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저격수’찾기에 혈안이다. 민주당은 ‘통합신당을 이끌고 있는(김원기·김근태·이해찬·정동영)4적’+‘강성파(신기남·천정배)2적’을‘탈레반 6적’으로 규정, 내년 총선을 겨냥한‘표적공천’에 나설 태세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이들 인사의 대항마로 지명도 있는‘거물급 인사’에 대한 물밑 영입작업에 들어갔다.민주당 일각에서는 통합신당의 핵심인사들에 대해 ‘탈레반’이라고 부르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통합신당의 ‘명분 없는(?) 인적청산 및 개혁’을 ‘탈레반’의 ‘원리주의 성격’에 빗댄 말인 셈이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회교근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조직으로, 미국 부시 대통령의 ‘대 테러 전쟁’으로 붕괴되다시피 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염두에 둔 ‘총선 전쟁’을 준비중이다.민주당은 김원기·김근태·이해찬·정동영·신기남·천정배 등의 인사를 ‘통합신당, 탈레반 6적’으로 규정, ‘표적공천’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이들 인사에 대한 ‘저격수’로 경쟁력 있는 인물 고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태다.탈레반 6적에 대항할 ‘저격수’로 ‘정치권 거물급 및 지명도 있는 인사·검증받은 경제 관료·전문지식을 갖춘 엘리트’등을 영입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통합신당은 내년 총선을 통해 영남에서 일정 의석을 얻고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압승, 원내 제1당으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통합신당 핵심인사 지역구에 ‘저격수’를 배치, 통합신당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우선, 내년 4월 17대 총선의 최대 격전장인 수도권에서의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한판승부가 볼 만하다.민주당에서는 ‘탈레반 6인방’중에서도 최대의 적으로 꼽히고 있는 신기남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 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강서 갑’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수도권 승패의 향방을 가늠할 정치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현재 신 의원과 맞붙을 민주당 저격수로 동교동계의 조재환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71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 선거운동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동교동계’에 합류, 정치에 입문했다. 특히 지난 95년 DJ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면서 만든 신당의 창당 작업에 적극 개입, 동교동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조 의원은 DJ 당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 행정부실장을 맡아 국민의 정부 출범의 산파역을 수행했고 이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비서실장, 제2의 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기획부단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 원내부총무 등을 맡고 있다서울 ‘관악 을’도 관심이 쏠리는 지역구다. 지난 9월 23일 민주당 원외 대변인으로 임명된 유종필씨와 4선인 이해찬 의원과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는 곳.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입’ 역할을 하다가 지금은 민주당의 공격수로 변신한 유 대변인이 통합신당 핵심인 이 의원과 혈전을 벼르고 있는 것. 유 대변인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후보의 공보특보로 활약할 만큼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사라는 평을 받았었다. 대선후보 경선 당시 그는 재치있는 논평과 언변으로 ‘노풍의 진원지’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8·8 재보선 때 광주 북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김상현 의원에게 밀린 뒤, 노 대통령과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민주당의 ‘입’으로 변신, 통합신당의 저격수로서 역할을 맡게 됐다.서울 ‘도봉 을’과 경기 ‘안산 을’도 같은 맥락의 지역구. 도봉 을은 통합신당의 원내 대표를 맡고 있는 김근태 의원의 지역구, 그리고 경기 ‘안산 을’은 통합신당의 산파이자 민주당의 최대 적으로 인식돼 있는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다.현재 민주당에서는 뚜렷한 ‘저격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민주당은 물밑 영입작업을 통해 ‘거물급’을 영입, 김근태·천정배 의원의 ‘저승사자’역할을 맡게 할 것으로 보인다.수도권 외에도 호남권도 ‘표적 공천’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호남에서 통합신당과 민주당과의 격돌이 그만큼 치열하다. 현지 민심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 시각이다. 그러나 통합신당이 대세를 잡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다면,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수성’을 외치는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신당 호남권 대표주자들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통합신당의 리더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에 맞설 대항마로는 동교동계의 핵심 윤철상 의원이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호남은 ‘DJ 입김’이 강한 곳.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의 저격수로는 DJ의 핵심인 윤 의원이 적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윤 의원은 80년대부터 DJ 핵심비서로 활약했으며, 이희호 여사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대때 전북 정읍에서 출마, 당선된 바 있어 김 위원장과 한판 승부의 결과가 주목된다.그리고 호남권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역구는 전북 전주 덕진. 이 지역구는 정동영 의원의 아성으로, 민주당이 대표적인 표적 공천지로 삼은 곳.

이에 민주당은 전통 경제관료로 지명도 높은 진념 전부총리를 ‘대항마’로 내세울 태세다. 이에 질세라 통합 신당에서도 진 부총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진 부총리의 영입이 마뜩치 않을 경우, TV 토론 진행자로 알려진 길종섭 KBS 대기자 영입도 추진중이다.이밖에 호남권 ‘표적 공천지’로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신당에 합류한 천용택 의원의 강진­완도, 그리고 정동채 의원의 광주 서구, 장영달 의원의 전북 전주 완산 등이 꼽힌다.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천 의원을 심판하기 위해 ‘옥중출마’도 불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조만진 전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정동채 의원에 대해서는 전윤철 전 기획예산처장관이나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장영달 의원에 대해서는 이무영 전 경찰청장, 김완주 현 전주시장 등이 ‘민주당 저격수’로 대기중이다.

이처럼, 통합신당의 핵심 ‘탈레반 6인방’과 신당합류를 선언한 의원들에 대한 민주당의 ‘표적 공천’이 어떤 결과를 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통합신당에서는 소장파를 주축으로 민주당 거물들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정대철 의원의 직계인 민영삼 당 부대변인은 DJ의 장남인 김홍일의원(전남 목포)에게, 박상천 의원에겐 개혁당 장철우 변호사가 나설 태세다. 정치권 한 인사는 “민주당과 통합신당간의 감정의 골이 심한 만큼, 탈레반 6인방 등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가 심할 것”이라며 “이런 표적공천이 호남표의 분산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양당 모두 공멸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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