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훈련 통해 80%까지 끌어올린 기량…촉박한 시간 최대 약점
- 신예로 승부수 띄운 대표팀…메이저리거 오승환 마무리에 기대

 
 
김인식 감독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있는 한국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선수단을 구성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전망에 걱정만 가득하다. 일본에서 가진 전지훈련을 통해 퍼즐을 맞춰봤지만 모난 돌을 끼워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김인식 감독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WBC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은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어떻게든 1라운드를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첫 상대인 이스라엘과 경기가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대표팀에 대해 “80%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나머지 열흘 동안 100%를 맞춰야 한다”면서 쿠바와 호주, 상무, 경찰청과 연습경기를 통해 80%로 올라온 걸 100%로 만들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감독은 타선 부진에 대해 발전 가능성을 언급해 긍정적인 해석도 내놨다. 그는 “요코하마와 마지막 연습경기서 안타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김태균(한화 이글스)과 최형우(KIA 타이거즈) 등은 잘 맞은 타구 몇 개를 만들었다. 강한 타구가 라인 드라이브로 나가서 잡혔을 뿐”이라고 전했다.

또 큰 부상 선수가 없는 것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운이 좋았다. 두 차례 쉬는 날만 비가 왔다. 어제 경기서도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폭우가 쏟아졌다. 전지훈련을 잘 마쳤다고 평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침묵 타선
공인구에 발목 잡혀

 
이 같은 김 감독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지난 12일~22일에 걸쳐 열린 전지훈련 중 가진 평가전에서 한국대표팀은 2연패를 기록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0-4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스타스에는 2-3으로 패했다.
다만 이 같은 전지훈련 평가전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정이어서 김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은 결과에 크게 연연해 하지는 않고 있다.
WBC 대표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숙제가 남아 있다.

마운드에서는 공인구 적응 여부가 남은 숙제다. 다소 크고 미끄러운 데다 실밥이 덜 나와 있어 투수들 사이에서는 “공이 자꾸 손에서 빠지는 기분이 든다”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매 대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아직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해 높은 공이 많았는데 이제는 낮게 제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침묵하는 타선 역시 고민거리다. 요미우리와 요코하마의 1군 투수들을 상대로 한국이 기록한 타점은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투런포뿐이다.

간혹 하위타선에서 산발타가 나오기도 했지만 김태균,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최형우 등 거포들의 감각은 아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처음 구상보다 화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만들어야 한다. 타선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론 경구 2경기를 가지고 대표팀을 평가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더욱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투타의 조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부족한 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김 감독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실전 같은 연습 경기
열쇠 될까

 
이에 김 감독은 다음달 6일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1라운드 첫 경기까지 남은 10일 동안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한다.

한국은 고척돔에서의 훈련과 다섯 차례 연습경기로 막판 컨디션을 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26일에는 쿠바를 상대로, 28일에는 호주, 3월 2일에는 상무, 4일에는 경찰야구단과 실전 같은 경기에 나설 방침이다.

물론 대회 개막까지 열흘 남짓이라는 시간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22일 요코하마와 치른 연습경기를 지켜본 김성근 한화 감독은 “전체적으로 준비가 잘 되고 있는 인상이다. 다만 포수들의 어깨가 약해 상대가 기동력으로 승부수를 걸어왔을 때 어떻게 보완할지 궁금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불안감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첫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KBO리그에선 이미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국제무대 경험이 적은 선수가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상대엔 미지의 선수가 돼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선발 기용이 유력한 좌익수 최형우와 3루수 박석민(NC 다이노스), 2루수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수진에서는 원종현(NC 다이노스)과 장시환(kt 위즈)이 김 감독의 눈에 들었다.
장원준, 양현종, 우규민(왼쪽부터)

김 감독은 “틀림없이 기용할 선수들이다 그저 ‘잘하겠다’보다는 ‘1이닝은 제대로 막는다’는 각오를 가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외에도 내야수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박건우(두산 베어스)도 눈에 띈다. 이들은 김재호(두산 베어스), 최형우의 백업이지만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한편 A조 한국은 오는 3월 6일 이스라엘,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본격적인 1라운드 경쟁에 돌입한다. 1라운드에서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

김 감독은 1라운드 1~3선발로 장원준(두산 베어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우규민(삼성 라이온즈)을 내정했다. 마무리 투수는 대표팀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인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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