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범이 멀쩡?··· '이원화 VX' 사용했나
김정남 암살범이 멀쩡?··· '이원화 VX' 사용했나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7-02-24 22:19
  • 승인 2017.02.2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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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은 24일 김정남의 사인을 치명적 독극물인 VX로 지목했다.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1차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VX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VX가 10밀리그램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있는 독극물인데, 어떻게 맨손으로 김정남을 공격했던 암살범과 주변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나라며 의문을 품었다. 물론 여성 암살범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구토 증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경찰청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암살범 여성이 맨 손에 독극물을 묻혀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밝힌 바있다.
 
이같은 의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른바 '이원화(binary)' 독성 물질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동아시아 비확산 전문가인 멜리사 해넘은 24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암살범들이 (김정남) 얼굴에 두 세가지 이상(독성물질)을 문질렀을 수있다"고 말했다.
 
이원화 화학무기는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것이다. 화학무기 또는 화학물질의 안전한 생산,저장을 위해 1980년대에 미 육군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화학무기인 것.
 
이원화 화학무기의 기본성분은 비교적 무해하나 서로 혼합되면 치사성을 갖는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다. 즉 무해한 두 가지 화학물질을 분리 저장하다가 필요시 이를 화학탄두에 채워 넣어, 발사하면 비행 중에 두 화학물질을 분리했던 파열판이 파열돼 탄체 내부에서 두 화학물질이 혼합되면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치명적인 화학물질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원화 화학탄은 발사돼 비행하면서 두 물질이 혼합되므로 기술적으로 완전혼합에 의한 요구성능을 얻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간단한 생산설비에서도 충분히 제조할 수 있고 치사성 화학작용제로 채워진 일원화 화학탄보다 안전하고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미군이 한때 화학무기의 70% 이상을 이원화탄으로 보유했다는 지적도 있다.
 
해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남을 살해하는데 이원화 VX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즉 VX의성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가 김정남에게 묻혀 인체 내에 흡수시켜 독극물로 합성되도록 했을 수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암살에 사용한 물질들을 말레이시아 내로 가지고 들어오기도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해넘은 주장했다.
 
아시아 외교전문 매체 더 디플로맷도 '이원화 'VX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보도했다. CCTV 동영상을 보면 김정남을 공격한 여성이 뒤 쪽에서 양손을 사용한 것, 손에 물질을 묻히고 있었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 또 공항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런 공격 방식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북한이 서로 다른 물질을 인체 내에서 흡수시켜 VX를 합성하게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의 화학전문가인 이노우에 나오히데 규슈대학 명예교수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맹독의 VX는 냄새가 없으며 액체에 녹여서 사용된다. 주사기 등으로 체내에 주입하지 않아도 피부에 닿으면 체내로 흡수된다"라고 말했다. 이노우에 교수는 또 "액체이기 때문에 가스보다 운반이 쉽고, 사용할 때 장갑을 사용하면 가해자 측이 피해를 피할 수있다"라고 지적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