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음주운전 실태

권상우 - 황현희 - 김지수

음주운전은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된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음주운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물론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 잊을 만하면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이 터져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사회적인 파장이 보이는데도 연예인들은 왜 꾸준히 음주운전을 하는 것일까.

2011년에 들어서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음주 추태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여욱환이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만취 상태에서 택시기사와 출동한 경찰에게 시비를 한 하지원의 동생 배우 전태수 사건 등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정도였다.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의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어 주목된다.


사생활노출 가능한 대리운전 기피

일반인들은 보통 술을 마시면 대리운전을 부른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대리운전을 부르지 못한다. 대리운전 기사에게 거주지, 차량번호, 연락처 등과 같은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모 여성 연예인이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그 사람으로부터 며칠 동안 계속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인터넷에 전화번호가 유출돼 스팸 문자는 물론 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당수 연예인들이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잘못된 소문이 도는 경우도 많아 술에 취한 모습을 지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보이길 싫어한다”며 대리운전 기사를 기피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수의 연예인들이 강남에 거주하고 술자리 역시 인근에서 이뤄지는 이유도 있다. 일반적인 음주운전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게 연예인들도 “대리운전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내가 운전해서 빨리 집에 가겠다”라는 생각도 크게 작용한다는 것.


음주 개그맨은 프로 퇴출

개그맨 황현희는 구정인 지난 3일 새벽 음주상태에서 택시와 추돌사고를 냈고, 불구속 입건됐다. 이 사고로 그는 출연 중이던 KBS2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했다. KBS측은 “음주운전 관련 심의규정이 있어서 방송 출연이 어려워졌다. 퇴출이다”라고 밝혔다. 상당히 신속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이뿐 아니다. 개그맨들의 음주운전 관련 사고는 종종 발생했다. 이미 지난해 3명의 개그맨들이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렸다. 박성호는 지난해 10월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김준현은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하다 길을 건너던 여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조원석도 지난해 4월 교통사고를 낸 뒤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해 물의를 빚었다.

이들도 황씨와 마찬가지로 출연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현재 자숙 중이다.

이와 같이 개그맨들의 잦은 음주운전 사고의 원인으로는 직업상 잦은 술자리를 들 수 있다. 외향적인 개그맨들은 사람 만나기를 즐긴다. 직업의 특성상 밤에 하는 행사도 많다보니 잦은 술자리가 많다. 한 연예인 매니저는 “개그맨들은 배우나 가수와는 달리 소속사의 관리가 철저하지 않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행동을 통제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개그맨들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요구된다.


방송국의 이중잣대 논란

출연정지가 되는 개그맨들에 비해 배우 권상우와 김지수는 자숙기간 없이 드라마에 바로 출연해 방송사의 이중 잣대 논란이 일었다.

김지수의 경우 음주상태에서 사고를 낸 후 차를 버리고 도주하다 뺑소니사고 운전자로 불구속입건됐다. 네티즌들은 거센 비판과 함께 KBS1TV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의 하차를 촉구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진은 “공영방송 KBS의 대표 프로그램인 대하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에게는 공인으로서의 한층 높은 책임감과 준법의식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 공사가 제작 중인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라고 해서 당 공사에 소속된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신분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생활에 개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어 “또한 공인으로 배우들에게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하지만 종교인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며 출연을 강행했다.

그녀는 이미 지난 2000년에도 혈중 알코올 농도 0.175%의 만취상태에서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적이 있다.

권상우는 운전 중에 사고를 내자 즉각 도주했다가 며칠 뒤 자수하여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음주운전에 대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을 잡지 못해 단순 뺑소니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권상우측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먼저 일본 홈페이지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대물’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뺑소니 혐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공인? 일반인? 논란

최근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그리 큰 논란이 되고 있지 않다. 처음에만 잠깐 비난을 받으며 잠시 자숙기간을 갖는 듯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대중매체에 컴백해 활동을 한다.

한 학부모는 “일반인은 물론 쉽게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는 청소년들은 연예인을 반 공인이라고 생각한다. 연예인들의 행동과 일거수일투족을 모방하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하고 자숙기간 없이 바로 대중에 나오게 된다면 음주운전은 큰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청소년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며 “자신들을 ‘공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연예인들은 어쩔 수 없이 타의 모범이 돼야 한다. 그러기위해선 그들의 음주운전은 근절돼야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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