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한국 전문가, 자연재해와 원전안전 등 발표

[일요서울ㅣ경북 이성열 기자] 경주 강진 이후 한국원전의 지진 대비 현황과 안전문화의 중요성, 일본의 사고 이후 원전 가동과 후쿠시마 주민 건강실태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심포지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7일 경주화백센터(HICO)에서 국내외 원자력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 원전 안전성증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주요 안전이슈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을 통해 국내외 원전의 안전이슈와 안전성 증진 결과 등을 조명하고 국민의 안심이라는 원자력계 과제와 향후 방향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특별강연에서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원자력발전은 전기 에너지원 중 환경영향이 가장 적으며,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심포지엄 개회사를 하고 있다.
또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지진과 관련해 한국은 규모 7.0이상의 지진 발생가능성은 낮으며, 가동원전을 대상으로 수행하고 있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같이 현재의 원전 내진 설계기준은 안전에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손명선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과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요 원자력안전 정책 및 제도 개선내용을 소개하고 제2차 원자력안전종합계획(2017~2021년)을 통해 원전사업자 역할을 강화하고 규제역량을 높이는 등 원전에 대한 엄정한 안전관리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주제발표에서는 미국, 일본, 한국의 안전문화 및 원자력학계, 의과대학 교수, 원전 운영회사 전문가 등이 참석해 극한재해 대비 안전성 확보 방안, 운영인력의 역량과 안전문화 향상 트렌드, 후쿠시마사고 이후 일본 정책과 주민 건강영향 평가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원자력·항공 안전문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나지메딘 메시카티(Najimedin Meshkati) 교수는 원전운영에서 인적역량과 안전문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원전의 안전 운영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 대처능력도 안전문화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대 겐키 야가와(Genki Yagawa) 명예교수는 동경전력 후쿠시마 사고조사 검증위원회 위원장과 일본학술회의 원자력사고대응 분과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극한재해에 대비한 원전안전성 확보 방향을 발표했다. 또 켄슈케 요시하라(Kensuke Yoshihara) 일본 간사이전력 안전처장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에서는 새로운 안전기준에 따라 안전조치가 진행됐고, 이후 원전제로 정책이 페기돼 원전을 재가동한 현황 등을 설명했다.

일본 방사선재해 의료전문가인 아츠시 쿠마가이(Atsushi Kumagai) 후쿠시마 의과대학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이후 거주자 건강 영향 평가’를 발표하여 일본의 방사선 수치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전문가로 참석한 정범진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지난 2월 한국이 전세계에서 8번째로 ‘원전 누적운전(Reactor-year) 500년’을 달성한 성과를 발표하며 향후 지속적인 원자력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박윤원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과 조홍섭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이 참여한 패널토론에서는 ‘자연재해와 원자력안전’의 관점에서 세계 원자력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과제와 향후 방향이 제시됐고 원자력안전이라는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됐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해까지도 철저히 대비하여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한수원은 기술적 안전을 넘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국내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