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와 유머로 연기력 논란 눌러 담는 아이돌 배우들

박유천 · 구하라 · 함은정

[이창환 기자]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활동이 활기를 띄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은 드라마, 영화, 시트콤에서 주·조연을 맡으면서 가수 이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아이돌의 배우진출은 해외진출과 더불어 필수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속사는 ‘연기돌’을 키우기 위해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에게 연기훈련을 병행시키고 있다. 모든 아이돌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않지만 기대이상의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도 많다. 수시로 연기력 논란의 대상이 됐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결과다. TV와 스크린에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는 연기돌을 모아봤다.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도전은 점차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가요계 수익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이돌 1세대 격인 유진, 성유리, 윤은혜 등이 전문 연기자로 성공한 것도 후배 가수들의 배우 진출을 활성화시킨 요인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아이돌들의 연기 도전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인식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근한 매력이 느껴진다”거나 “드라마의 또 다른 활력이다”라는 의견이다. 물론 연기 연습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돌에게는 연기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연기돌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한 대중평론가는 “현대 대중문화에 장르의 구분이 없어졌고 가요계 음반 시장의 쇠퇴로 추가적인 수익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연기돌 중 하나는 그룹 JYJ의 박유천이다. 박유천은 데뷔작인 KBS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박유천은 지난 19일 방송종료 된 MBC ‘미스 리플리’에서 재벌그룹 2세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균관 스캔들’ 비해 베테랑 배우들과 연기를 펼쳐야 했던 ‘미스 리플리’였지만 그동안 쌓아온 내공으로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잠식시켰다. ‘미스 리플리’에서 박유천은 눈물연기에서부터 눈빛, 표정연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이에 박유천의 팬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은 “연기돌의 대세”라면서 큰 호응을 보냈다.


가요계이어 TV, 스크린도 장악

그룹 씨앤블루의 정용화도 MBC ‘넌 내게 반했어’로 안방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정용화는 지난달 29일 첫 방영된 ‘넌 내게 반했어’에서 실용음악과 학생 역을 맡고 있다. 정용화 역시 SBS ‘미남이시네요’ 이후 두 번째 드라마 도전이다.

정용화의 데뷔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신혜는 정용화의 달라진 연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넌 내게 반했어’ 제작발표회에서 박신혜는 “정용화의 열정에 자극을 받아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은 기본, 내게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거나 수시로 밤을 새우면서 연습한다”고 전했다.

정용화 역시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들은 적도 있지만 이번에는 진짜 열심히 했다. ‘미남이시네요’ 때보다 몇 배 이상 준비했다”면서 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그룹 티아라 함은정은 여성 연기돌의 기대주다. 최근 함은정은 한 영화 사이트에서 진행한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연기돌’ 설문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연기력 논란 과거보다 줄어

함은정은 가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토지’의 아역배우로 활동을 펼친 바 있으며 ‘커피하우스’, ‘드림하이’, ‘고사: 피의 중간고사’ 등에서 다양한 연기경험을 쌓아왔다. 함은정은 지난달 9일 개봉한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역시 여름시장을 겨냥한 반짝 영화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공포영화다운 장점을 잘 살린 영화로 평가받았다.

그룹 카라의 구하라는 아이돌 출신이라면 거치게 되는 연기력 비난을 처음부터 받아들이고 드라마에 진출했다.

SBS 20부작 ‘시티헌터’에서 통통튀는 성격의 재수생 역을 맡고 있는 구하라는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발 연기에 대해 혼날 준비가 돼 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시작했다”라고 말하며 의욕을 나타냈다.

구하라 발언에 네티즌들은 “솔직해서 좋다”, “첫 연기 시도니 그럴 수도 있다”라는 반응으로 응원했다. 구하라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어색한 연기를 조금씩 보완하면서 연기돌로서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이밖에도 JYJ의 재중, 티아라의 효민, 2PM의 택연, 미쓰에이의 수지, 슈퍼주니어의 최시원,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티아라의 지연 등 많은 연기돌들이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기돌들이 연기력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들이 신선하게 비춰지고 있다.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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