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스포츠인·사회인·문인까지 多多益善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재수생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싱크탱크와 지지세력이 매머드급 규모와 화려한 인사로 주목 받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인수위 없는 대선이 치러질 확률이 높은 만큼 대선 후보로서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이번 대선을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 재수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꼼꼼히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문 후보 측은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외에도 장차관 자문단 10년의힘위원회, 국방안보자문단 더불어국방안보포럼, 지지세력들의 모임인 더불어포럼, 비상경제대책단(가칭), 후원회 문재힘 등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경쟁 후보들과 비교하면 그 규모나 인적 구성이 놀라울 정도다. 일요서울에서는 문 후보 측에서 운영하고 있는 각 조직의 주요 인사들을 살펴봤다.
 
국민성장…5대 부문 총 350여개 정책 담긴 제안서 전달
지지자 모임 더불어포럼…김응용·안도현·유시춘·황교익 등 대표만 23명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는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회원의날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국민성장으로부터 1007쪽 분량의 정책제안서를 전달받았다. 국민성장 소속 전문가들이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새로운 정책안들이다.

행사장에는 국민성장 소속 전문가 450여명이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문 후보는 “국민성장 참여 인원이 계속 늘어 1000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유력 대선 후보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이 정도까지 모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문 후보가 받은 정책제안서에는 ‘국민이 잘사는 경제’ ‘공정한 나라 존중받는 국민’ ‘강하고 당당한 대한민국’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삶’ ‘더불어 활기찬 지역성장’ 등 5대 부문 총 350여 개의 정책 과제가 담겨 있다.
 
새 정부 위한 정책
천명의 전문가가 만들어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인물과 정책의 지평을 넓히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학계의 원로와 중진, 신진 학자들이 두루 참여하고 보수 중도 진보 진영 학자들이 고루 망라되는 넓은 스펙트럼의 정책집단을 지향한다. 또 미래 한국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삶을 바꾸는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일에 특별히 집중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주류·중도 성향 경제학자로 국제부흥개발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비서관을 지냈다.

부소장 조대엽 고려대 교수는 노동·시민운동 전문가다. 지난 대선 때에도 문 후보를 도왔다. 최정표 건국대 교수는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를 지낸 진보 성향 학자로 재벌개혁 분야에 일가견이 있다. 문 후보의 재벌개혁 공약의 틀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국민성장 자문위원이자 10년의힘위원회 상임고문이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경제수석비서관, 건설부장관을 지냈다. 한국은행 총재 직을 맡기 전에는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다.

이밖에 10년의힘위원회에는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박봉흠·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차장,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름만 경력만 놓고 본다면 실로 국내 최고의 인재들이다. 10년의힘위원회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장·차관을 지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안보 약점 지적 받자
안보포럼 만들어 세 과시

 
더불어국방안보포럼은 문재인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안보 문제에 대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전문가 그룹이다. 지난 22일 출범했다. 당시 출범식에 참여한 문 후보는 “국가안보를 장사 밑천으로 삼는 가짜 보수의 손에 맡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포럼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국방안보전문가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외곽에서 국방안보 분야 정책 수립 등을 돕고 있다. 국방안보 전문가 180명 정도로 구성됐으며 회원중 80% 이상이 군 출신이다. 한미동맹, 방위력 개선 등 6개 분과로 나눠 활동 중이다.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 백종천 전 국가안보실장,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황병무 전 국방대 명예교수,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출범식에 참석했던 예비역 장성들은 ‘우리에게는 강하게 믿을 수 있는 지휘관이 필요하다’며 문 후보를 칭찬했다.
 
대중 인기 얻기 위해
유명 인사들 영입하기도

 
정책공간, 10년의힘위원회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조직은 바로 더불어포럼이다. 더불어포럼은 순순한 지지자들의 모임이다. 1월 14일 출범한 더불어포럼은 공동대표만 23명이다. 정치인, 관료, 문인 등이 총 망라 돼 있다.

정치인으로는 노영민 전 의원이 관료로는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 정통채 전 문화관광부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또 스포츠인으로는 야구감독으로 유명한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이 포함됐다. 문인으로는 안도현 시인, 황지우 시인, 유시춘 작가, 이명환 작가, 김진경 작가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밖에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홍순계 남북경제협력포럼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공동대표로 선정한 것은 특정한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많은 분야의 인사들을 끌어들여 지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일반 정치인이 아닌 대중들에게 폭넓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지모임을 구성하다 보니 거부감이 없고 친근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치인의 딱딱한 이미지를 이들로서 상쇄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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