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권 문화에 대한 기초자료 제공, 국내 산악연구기관으로서의 입지 확립

[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의 한국학토대연구지원사업단은 조선시대 지식인이 금강산을 유람하고 남긴 유람록 29편을 번역하여 '금강산 유람록' 3책(도서출판 민속원)으로 출간했다.
 
경상대학교 경남문화연구원은 2014년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관하는 한국학토대연구지원사업에 ‘금강산 유람록 번역 및 주해’가 선정돼 3년 동안 매년 2억5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금강산 유람록 90여 편을 번역ㆍ출간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발굴한 금강산 유람록 170여 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분량이며 3년 간 모두 10권의 번역서로 출간할 예정이다. 나머지 분량은 향후 연속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에 출간한 3책은 1차년에 번역한 29편이며 시기적으로는 고려시대부터 1800년 이전까지에 해당한다.
 
경남문화연구원은 2007년부터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인문한국(HK)지원사업으로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권 문화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2013년 지리산 유람록 100여편을 모두 번역해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 6책(도서출판 보고사)으로 완간한 바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유람록의 번역 및 연구에서는 국내 최적의 경험과 최고의 번역자를 보유하게 됐다. 금강산은 가장 많은 유람록을 지닌 국내 명산이고 이의 번역 및 출간의 중요성이 자주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어떤 연구기관에서도 완역 및 완간을 시도한 적이 없었는데 경남문화연구원에서 그 첫 성과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이번 번역에 참여한 역자는 모두 경상대학교 한문학과에 재직하는 교수진과 박사급 연구원 6명이다. 윤호진, 이상필, 강정화 교수와 이영숙, 강동욱, 문정우 선임연구원이 번역에 참여한 것이다.
 
'금강산 유람록 1'에는 최초의 금강산 유람록이자 고려시대 유일의 작품인 이곡(李穀)의 ‘동유기(東遊記)’를 포함하여 10편을 실었고 '금강산 유람록 2'에는 모두 9편을 '금강산 유람록 3'에는 10편을 수록했다.
 
금강산 유람은 다른 명산에 비해 거리가 멀고 권역도 넓어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까닭에 유람록의 분량이 매우 많은 편이다. 또 금강산은 현재는 가볼 수 없는 곳으로 직접 탐방할 수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금강산 관련 사진과 그림 등을 실었고 금강산 권역 유람지도와 여정도를 추가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장원철 경남문화연구원장은 “금강산은 빼어난 절경과 풍부한 역사문화유적으로 인해 일찍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던 국내 최고의 명산이다. 중국 사람들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금강산을 한 번 구경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어느 산보다 많은 기록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가볼 수 없는 지역이 됐다. 이 번역서를 통해서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향후 금강산권 문학ㆍ역사학ㆍ관광학 등의 다양한 연구에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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