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초등학교 입학철을 맞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자녀들의 스트레스가 만성 변비나 치질로 이어져 말못할 고민을 안고 있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새학기 증후군’에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낯선 환경에서 배변이 어려운 저학년 일수록 호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아 변비란 장속에서 변이 단단해지고 말라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2회 이하로 대변보기가 힘든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소아가 변을 보는 시간에 오랫동안 항문에 힘을 주다보면 항문이 밖으로 빠지거나 점막이 찢어지기 쉬운 상태가 되기 쉽다. 찢어진 부위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변을 보면 소아 치질로 이어진다. 

성인인 경우 항문 혈관과 점막이 늘어나서 빠지는 ‘치핵’이 많은 반면 소아는 변비가 지속되면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이 더 많다. 이러한 소아 변비는 성인 변비에 비해 치질로 발전할 확률이 더 높으며 변비로 영양소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소아일수록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 

만약 아이가 화장실을 다녀온 후 항문 주위를 계속 긁는다면 ‘항문 소양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초등학교 입학생의 경우 아직 깔끔하게 뒤처리하는 습관이 잡히지 않아 배변 속 독소나 세균이 주변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가려움증이 계속돼 결국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항문소양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소아의 경우 요충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생기는 일이 많으므로 우선 구충제를 복용하고 증상이 완화되는지 지켜보는 것이 좋다.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배변 후 휴지로 거칠게 닦거나 너무 자주 비누를 사용해 씻으면 오히려 항문을 보호하는 막이 손상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부모가 올바른 관리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또 항문에 습기가 있는 경우 가려움증이 심해지므로 몸에 물기를 완전히 없애고 통풍이 잘되는 헐렁한 옷을 입혀 엉덩이 부위에 땀이 차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발병 시 증상 초기에 전문의의 정확한 처방을 통해 만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