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등 소장파 “시대흐름 부합 세대교체 불가피”기성정치인 “연령 따른 인위적 물갈이 결사 반대”이른바 ‘총선 물갈이론’이 정치권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여야 정치권의 시각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물갈이론’이 기성정치인과 구태정치 청산이란 기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소장파들은 적극 환영하고 있는 반면 중진·보수파는 “정치적 흑막이 깔려 있다”며 극구 반대하고 있는 분위기다.특히 한나라당은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공천 물갈이론’이 점차 확산되면서 일부 중진들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물갈이론’을 처음 제기한 안상수 대표 특보단장과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 소장파 당직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혼란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도가 지지부진한 것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과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며 ‘공천 물갈이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선인 이재오 의원은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여전히 ‘수구꼴통당’ ‘5·6공 세력의 화려한 부활’ 정도로 폄하하면서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당 개혁을 역설했고, 역시 재선인 홍준표 의원도 “지구당위원장 입김을 없애기 위해 하루 빨리 당헌 당규를 고쳐야 한다”며 당 쇄신과 물갈이론을 거들었다.소장파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중진급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6선인 양정규 의원은 “새롭고 유능한 인물이 당에 대거 영입돼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 물갈이가 필요하다”며 공천 물갈이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또 4선인 유흥수 의원도 “세대교체는 시대의 조류”라며 “원로들이 의원직에 연연하기보다 좋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후배들은 원로들에게 아름다운 퇴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자진용퇴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진들은 “연령에 따른 인위적 물갈이는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물갈이론’ 배경에 강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수도권의 한 5선 의원은 “구상유취한 발상”이라고 일축하면서 “여론을 앞세운 중진 몰아내기가 자행돼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경우 지도부와 소장파들은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물갈이론’과 관련한 여권내 의견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여권은 아직 신당론 등 현안문제에 밀려 ‘물갈이론’이 공론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세대교체’ 주장은 물밑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세대교체론은 386세대 등 젊은세력들이 주도하고 있고, 중진급들은 이들의 주장을 폄하하고 있는 분위기다. 굿모닝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과 대치할 당시 정대철 대표측은 ‘구정치인 청산’을 겨냥한 ‘청와대 386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여권 관계자들은 신당론이 매듭지어지고 총선정국이 본격화되면 기성정치인에 대한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이 가시화될 것이고, 화두는 세대교체 등을 명분으로 한 ‘물갈이론’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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