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인터뷰

[일요서울 | 이지현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분단된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평화 통일의 염원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통일의식이 약화되는 현실 속에서 경제적, 민족적, 인도주의적 차원의 통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랫동안 통일운동을 해왔고 통일신학 분야에서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저서를 써온 저자를 만났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한반도 정세의 흐름을 예의 주시해 온 노정선 저술가를 만나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 관해 들었다.

 
노정선 저술가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학자

노정선 저술가는 통일신학자이며, 평화전략가로 그의 부모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M. Div.), 예일대학교에서 리서치 휄로우(Research Fellow), 뉴욕 유니온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YMCA 전국연맹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통일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열린평화포럼 대표이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미국 이민사회 목회, 미국인 교회 사역도 했으며 연세대 교목을 역임했다. 미국 휴스턴 대학교 록웰(Rockwell) 석좌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영국 BBC 월드 서비스,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Radio France International) 분석 해설 봉사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통일신학을 향하여』『이야기 신학』『제삼의 전쟁』『사회윤리와 기독교』 등의 한글 저서와 『Liberating God for Minjung』『Story God of the Oppressed』『 Religion and Just Revolution』『First World Theology and Third World Critique: Reinhold Niebuhr's Ethics from the people's perspective』『The Third War』 등의 영문 저서가 있다.
 
지난 2008년 노 저술가는 영국의 BBC방송에 출연 당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새 정부가 통일부를 없앤다고 하는데 당신 생에 통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는 “앞으로 20년 이내에는 통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목숨 바쳐서 통일, 통일이여 오라’를 목놓아 부르는 남한의 국민이 있고 북한의 인민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정선 교수는 민중신학적 관점으로 기독교 윤리를 전공했고 교회합동운동 실천가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북한과 미국을 넘나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하나님 안에서
남북한 하나 되었으면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논리가 필요하며 전환시대에는 전환시대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외치며 저서를 통해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의 책 ‘통일신학을 향하여’는 한반도가 분단됨으로써 한민족에게 이중의 고통을 준 것이 제국신학이었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고 회개시키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서구의 제국주의적 종속신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또한 한반도의 역사 속에 하나님은 살아 있으며 역사하고 있기에 분단을 극복하고 주체적·자주적·독립적인 통일지향의 신학을 일깨우고 있다.

노 교수는 “일부 기독교인들은 원수를 사랑하기는커녕 각종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이념을 내세우면서 그들의 석유를 빼앗고 거짓법을 합법으로 만들어 그들의 토지를 강탈했다. 국제기관에서도 공평치 못한 국제법을 만들어서 통과시키고 국제적인 조직을 동원해 소외시키고 억압하고 대량살상을 하는 등 이기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화 위한
소통의 도구 되고자

 
주여, 나를 당신의 평화의 통로로 만드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가지고 오며,
악이 있는 곳에, 용서의 정신을 가지고 오게 하소서

 
그는 개성과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 평화 정착을 위한 연구와 협의를 했고 미국 국무성과 국방성을 방문해 대화를 시도했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직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11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선교사들도 무슬림지역에 가서 잡히거나 북한 선교로 체포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정권의 교체, 천안함 피격 사건, 개성공단 폐쇄, 금강산 관광금지 등으로 인해 남북 교류가 단절되면서 민간교류 역시 한계에 부딪쳤다며 안타까워했다. 금강산에서 안내하는 북측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던 날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 허용되던 시기에 금강산 관광객들과 북측의 안내원(관리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기도 했다. 이렇듯 서로 대화하며 배우고 가르치며 공동의 문화를 확인하고 평화와 통일을 열어나가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북이 뭐래도 소통을 해야 한다. 말로 싸우기 시작하고 욕도 좀하고, 하는 한이 있어도 K9으로 쏘는 것 보다는 얼굴 붉히더라도 말로 하는 건 괜찮다. 납득 안 되는 소리를 해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고 소통을 할 수 있는 인격자가 필요하다. 소통은 능력의 문제이다. 또한 법보다 더 중요한 정신의 실천 행동이 담보 돼야 한다. 법률로서 규정되어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분위기 형성과 정의, 사랑, 평화의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 통일을 향한
끝없는 의지


그는 “평화조약을 맺어서 북한으로부터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군비증강을 줄일 수 있고 청년실업 극복, 노인복지, 비정규직 복지, 의료복지 등에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분단 극복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에 대해 “남북한은 상호 적대 정책을 우호 정책으로 전환하고 경협을 통해 함께 번영하도록 해야 한다. 동포사랑을 회복해야 하고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악을 선으로 이겨야 한다. 북한에 밤나무 6억 그루를 심어 남북한 경제 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저술가는 “한반도의 평화, 남북의 경제협력으로 경제통일로 남북이 다 잘살게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동포가 굶어죽는데 동포를 위한 모금은 없고 먼 나라 아프리카 후원은 권장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북한 동포를 위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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