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간 섹스···청소년에게도 추파, 경찰 “법률적 검토 해봐야”

트위터 화면 캡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蘭交’-난의 향기와 같이 아름다운 사귐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의 친밀한 사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亂交’-상대를 가리지 아니하고 문란하게 성행위를 함. 이는 모두 국어사전에서 볼 수 있는 ‘난교’라는 단어의 뜻풀이다. 좋은 뜻으로는 사람 사이의 친밀한 사귐이며 나쁜 뜻으로는 도덕을 무시한 문란 성행위다. 하지만 요사이 ‘난교’는 나쁜 뜻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이유는 난교가 파티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특히 청소년들을 난교 파티에 끌어들이겠다는 온라인 글까지 등장해 네티즌 사이의 찬반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소년 난교 비판은 자유권 침해다’vs‘미친 것 아니냐’ 논란
고려대···‘난파(난교파티)’ 소모임 만들어 수강신청 금지 당하기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청소년 난교파티’를 주최한다는 글이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트위터를 이용하는 A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난교파티에 관심이 있지만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청소년 난교파티를 주최하기로 했다. 법적 청소년(99년생 이하)만 참석할 수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추가로 “대실 등의 법적인 문제로 여성(주민번호 뒷자리 2)분만 참여 가능하다. 4월 주말 중에 개최할 예정이며 99~01년생까지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지만 신청이 저조할 경우 02년생까지 받는다”며 “모텔 등을 대실할 예정이라 참가비는 15000~ 20000원선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서울 시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혹시나 청소년의 자유의사에 따른 섹스를 응원하고 적은 비용이나마 해당 행사를 후원해주실 분이 계시다면 디엠(쪽지) 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후원과 지지를 요청하는 글도 올렸다.
 
트위터 화면 캡쳐
  찬성 “청소년 혐오 마라”
반대 “범죄 위험 있다”

 
이 글이 알려지자 트위터 내에서는 실시간 트렌드(검색 순위)로 ‘난교파티’ ‘청소년들’ ‘젠저스왑’ ‘동성끼리’ 등의 성 관련 검색어들이 화제가 됐다.

또 이 검색어들을 중심으로 약 3만 3000건이 넘는 트위터 글들이 작성됐다.

난교파티 글이 알려지자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저기요 혹시 어디 아프세요??” “청소년도 난교를 할 수 있답니다 놀랍죠??” “소라넷이 문을 닫더니 이제 트위터가 소라넷 역할을 한다” “신고해야겠다” “범죄 위험이 있다” 등의 반대 의견과 “청소년 모텔 이용이 가능하다. (또) 난교파티 공지 보니까 등록성별 여성만 참여 가능하게 되어있다. 혼숙이 아니다. 청소년만 참여하면 의제강간도 성립 안 된다. 저 파티가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건 (반대자의) 기분권 정도겠다” “최근 레즈 난교파티도 잘 성사된 것으로 아는데, 주체가 청소년이 되자마자 신고 넣고 난리난 거 보면 이것이 바로 진청한 청혐(청소년 혐오)이 아닌가 싶다” “청소년만 못 하게 하는 것도 청소년 혐오와 차별” “청소년 자유권 침해다” 등의 반박 의견도 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A씨는 “아니. 내가 여자들끼리 난교하고 싶으니까 만들었지. 내 걱정할 필요 없어요”라고 트위터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일명 플텍(프로텍트)를 걸어 다른 사용자가 기록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계 나만용 경위는 “청소년 ‘난교파티’라는 부분이 (한국에서) 흔한 경우는 아니다. 온라인을 통해 (주최 및 논란이) 시작됐으므로 (IP, 홈페이지, 게재 글 등) 추적을 통한 정확한 경위 조사가 진행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법률에 따른 법적 청소년의 나이는 각각 다르고 (해당 논란이) ‘청소년기본법, 보호법 등 어떤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와 ‘성매매 알선에 관한 혐의’인지 법률적 검토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겠다”라고 전했다.
 
트위터 화면 캡쳐
  서울 도심 한복판서
난교파티 벌이기도

 
지난해에는 서울 도심에서 위장업소를 차려놓고 난교파티를 벌인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난교파티 장소를 제공하고 성매매 알선을 했던 B씨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을 진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관악구 일대 주택가 건물 한 곳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놓고 난교파티 장소로 운영했다. 또 자신이 마련한 업소에서 불특정 다수와 성행위를 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이를 알선한 혐의도 받았다.

당시 난교파티 장소를 찾은 성인 남녀들은 성행위 대가로 10~25만 원을 서로 주고받으며 집단 성교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성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로 주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업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소로 출동해 현장에서 남녀 27명을 붙잡았으나 B씨 등 8명을 제외하고는 성적 취향에 따라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교 내에서도 ‘난교파티’가 문제 되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난교파티라는 단어 때문에 졸업 필수 과목 수강신청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성 해방 지향한다는
소모임 만든 대학생들

 
고려대학교 지리교육과에는 지난해 ‘난파(난교파티)’라는 이름의 소모임이 만들어졌다. 이에 지난 6일 고려대 지리교육과는 학과장 명의의 SNS를 통해 “양평위(양성평등위원회)에서 결정이 나기까지 난파모임 일부 구성원들의 <야외지리조사> 과목의 수강 신청을 불허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불허 사유로는 “아직 양평위에서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점과 “이런 사건의 대원칙인 당사자들간의 분리 원칙”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학칙에 없고 학습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처분이라는 지적도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야외지리조사 과목은 고려대 지리교육과 학생들이 졸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수해야만 하는 필수 과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난파는 지난해 11월 25일 고려대 지리교육과 일부 학생들이 구성한 여성주의 소모임 명칭이다. 이들은 난파라는 이름을 ‘남성 중심 사회에서 성해방을 지향한다는 의도로 썼다’고 SNS에 밝힌바 있다.

하지만 지리교육과 내부에서 난교파티가 연상되는 소모임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이것이 외부까지 알려지면서 갈등이 확산됐다. 고려대는 난파 사건에 대한 갈등이 불거지자 양평위를 통해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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