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31일 서울구치소에서 수감됐다. 법원은 전날 박 전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뒤 밤샘 검토를 거쳐 이날 오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는 고위 관료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그룹 총수나 사회 이목을 끈 중대 범죄를 저지른 인사 등 각층에서 유명세를 떨친 수용자의 집합소다.

이명박(76)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82)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80) 전 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57) SK그룹 회장, 이재현(57) CJ그룹 회장 등이 거쳐 갔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를 일컫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다수 갇혀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최순실(61)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는 물론, 블랙리스트 작성 및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김기춘(78)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도 이곳에 수감돼 있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도 서울구치소에 있다. 이 부회장은 두 번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끝에 지난달 17일 새벽 결국 구속 수감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열린 1차 영장실질심사 당시 특검 사무실에서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법원이 특검 사무실이 아닌 서울구치소로 인치 장소를 결정하기도 했다.

우병우(50) 전 민정수석비서관도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다 영장이 기각되자 즉시 귀가했다.

구속이 결정되면 박 전 대통령은 독거실(독방)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다른 수용자와 같은 일반 독방을 그대로 받을지는 미지수다.

서울구치소 독방은 6.56㎡(약 1.9평) 규모다. 방 내부에는 접이식 매트리스(담요 포함)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과 함께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돼있다.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있다.

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정해진 메뉴에 따라야 한다. 한끼 식대는 1400원이 조금 넘는다. 식사가 끝나면 직접 설거지를 한 뒤 식기를 반납해야 한다.

한편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최씨나 다른 국정농단 사태 연루자들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법무부 한 관계자는 "수용 원칙상 남성과 여성은 물론 공범 관계에 있는 수용자는 분리 수감이 원칙"이라며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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