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로얄브루나이항공의 브루나이행 전세기가 인천에서 출발한다. 4일의 휴가가 필요한 일요일 출발보다 1.5일 또는 2일 휴가만으로 가능한 목요일 출발 일정이 직장인들에게는 더욱 매력적. 매주 목요일 오후 인천을 출발해서 일요일 아침 브루나이를 떠나는 항공 스케줄에 맞춰 3박 4일 브루나이 여행 코스를 만들어봤다. 현지 상황을 제대로 알아야만 피해갈 수 있는 변수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꼭 참고하는 것이 좋다.

▲ 첫째 날, 목요일
 
현재의 항공 스케줄은 첫째 날과 마지막 날이 무척 아쉽다. 목요일 밤 10시 가까이에 브루나이에 도착하고 돌아오는 항공편이 일요일 오전 09시 출발이기 때문에 사실상 여행지를 다녀오기에는 힘든 일정이다.
             하지만 숙소가 엠파이어 호텔이라면 짧게나마 7성급 호텔의 화려함을 맛볼 수 있다. 바닥부터 7층 높이의 천장까지 막힘없이 트여있는 로비 라운지에서 천연 대리석과 황금 등으로 꾸며진 럭셔리한 실내 장식을 꼼꼼히 감상해보자.

엠파이어 호텔 앤 컨트리클럽

 
엠파이어 호텔 & 컨트리클럽은 브루나이를 방문한 국빈들을 맞이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텔이지만 후에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하면서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공식적으로 5성급의 이 해변 리조트는 총 180헥타르의 규모와 왕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호화로움으로 ‘7성급 호텔’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차지했으며, 카약킹, 패들보드 등의 해양 액티비티 및 골프클럽, 볼링장, 영화관 같은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호텔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지로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호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수 풀장과 인공 해수욕장, 최고급 골프 코스 등은 여행 기간 내내 호텔에만 머물러도 좋은 핑계거리들이다. 세계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디자인한 엠파이어 CC에는 초록 잔디곁에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탁 트인 남중국해를 바라보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18번 홀 언덕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선셋과 야간 라운딩은 이곳만의 로맨틱한 선물. 브루나이를 찾는 전 세계의 셀럽들이 어김없이 묵어가는 곳으로도 유명한 이 호텔은 총 423개의 디럭스급 이상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브루나이의 왕자들이 이곳의 빌라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네 개의 동에 위치한 각 객실에서는 위치에 따라 바다, 라군, 정원 또는 골프코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 내의 발코니와 대리석 욕조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잠시 느긋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 둘째 날, 금요일
 
브루나이의 금요일은 모든 곳이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 공휴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기도 시간인 ‘FRIDAY PRAYERS’가 정오부터 2시까지 열려 이 시간에는 관공서와 대부분의 여행지와 쇼핑몰, 음식점까지도 문을 닫는다.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없는 여행객들은 금요일 기도 시간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템부롱 국립공원 투어를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야간에는 제루동 파크나 가동 야시장 등에 들러 브루나이의 밤을 즐겨보자.

울루 템부롱 국립공원

열대우림이 발달한 보르네오 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울루 템부롱은 약 5만 헥타르의 태곳적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국립공원이다.

시내에서 약 2시간에 걸쳐 스피드 보트와 롱 보트 등을 갈아타고 찾아가는 길은 정글 속 맹그로브 숲이 우거진 강을 따라가며 거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보트에서 내리면 잠시 전통 간식을 맛보면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선다. 산속에 놓인 천여 개의 나무 계단과 출렁대는 구름다리를 건너서 만나게 되는 마지막 목적지는 정글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인 철탑캐노피다.

5개의 철탑은 낮은 것부터 가장 높은 것까지 순차적으로 공중에서 다리로 연결돼 있는데 철탑을 하나씩 오르고 또 건너서 마지막 철탑의 정상에 올라야 비로소 ‘아시아의 허파’라 불리는 울루 템부롱의 감춰진 비밀을 감상할 수 있다.

해발 약 300m, 철탑 높이 약 70m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뒤로 하고 돌아가는 길에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기다린다. 고무 튜브에 올라앉아 래프팅을 하듯 물살을 타고 내려오는 튜빙, 고요한 숲속에서 즐기는 천연 닥터 피시 체험, 숲속 리조트에서 맛보는 현지 음식 등이 그것. 에코 투어가 간직한 순수함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제루동 파크 컨트리클럽

브루나이의 디즈니랜드로 불리는 제루동 파크는 가족들의 여가를 위한 종합 레크레이션 센터로 놀이공원, 워터파크, 폴로클럽, 골프 장 등으로 이루어진 대규모의 테마파크이다.

어둠이 내린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을 내며 돌아가는 제루동 파크의 관람차는 단조로운 브루나이의 밤에 활기찬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마법 같은 존재. 춤추는 분수쇼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와 콘서트 등도 종종 이곳에서 열려 저녁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나서도 좋다. 

월~수요일에는 휴 무이고 요일마다 개장하는 시간이 다르니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시간을 확인하도록 하자.

가동 야시장
 
브루나이 최대 번화가인 가동 근처의 광장에서 열리는 나이트 마켓으로 퇴근 시간인 오후 5시 경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공산품을 판매 하는 상점들, 식료품 가게들, 다양한 현지의 주전부리들을 판매하는 먹거리 시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코코넛, 과일주스, 각종 꼬치구이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 없이 현지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매일 장이 서고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 밤이 무료한 여행자들에 게는 필수 코스나 다름없다.

셋째 날, 토요일

 
실질적인 여행의 마지막 날. 브루나이의 역사와 낯선 이슬람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내 투어와 함께 세계 최대의 수상마을을 찾아간다. 부지런한 여행자라면 이른 아침 시장을 찾아 야시장과는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활기찬 시장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모스크와 같은 이슬람 문화에 관심이 없다면 엠파이어 호텔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누리는 것도 좋다.
 
깜퐁 아에르

 
수상마을인 깜퐁 아에르는 여느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고 낡은 수상마을과는 확연히 다르다. 세계 최대라는 표현이 부끄럽지 않은 거대한 규모와 대단지로 이루어진 현대적인 가옥 형태, 잘 갖춰진 관계시설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 모습까지, 땅 위의 여느 마을이나 가정집과 다름없는 평범한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이곳에는 학교와 병원, 소방서와 경찰서도 위치하고 있고 수상택시라고 불리는 스피드보트들이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이런 풍경은 가장 브루나이다우면서도 우리에게는 가장 이국적인 풍경이기도 하다.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는 브루나이를 상징하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현 브루나이 국왕의 아버지인 제 28대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3세를 기리기 위한 모스크로 인공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파란 하늘에 닿은 순백의 건물과 황금빛 돔, 그리고 기품 넘치는 모습으로 모스크 앞을 지키는 호수 위의 이국적인 배 한 척은 물 위에 뿌려진 또 다른 자신들의 모습과 함께 브루나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 은은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은 밤의 풍경 역시 놓칠 수 없다.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
 
현 국왕인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통치 25주년을 기념하여 브루나이에서 가장 크고 웅장하게 지어진 모스크. 29대 국왕을 기리기 위해 29개의 황 금빛 돔으로 지어졌으며, 무려 25톤의 황금이 사용됐다.

여행객의 관람 이 가능한 모스크 내부의 기도실은 간결하면서도 화려하고 웅장하다. 아 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진 에메랄드 색 천장과 금빛 샹들리에가 경건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빚어낸다. 내부 사진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로열 레갈리아
 
왕실 박물관으로 현 브루나이 국왕인 하사날 볼키아의 즉위 25주년을 기념하여 설립됐다. 1층 홀 중앙에는 국왕의 즉위식 당시 사용했던 황금마차의 실물이 전시돼 있어 국왕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실에는 국왕과 왕실에 관련된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2층에는 세계 각국에서 브루나이 국왕에게 선물한 진귀한 보물과 훈장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촬영은 1층 홀에서만 가능하다.
 
이스타나 누룰 이만
 
1984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에 맞춰 지어진 왕궁으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거주지로 꼽히는 초호화 궁전이다. 황금으로 장식된 돔과 1788개의 방, 564개의 샹들리에와 18개의 엘리베이터 그리고 폴로경기장과 연회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브루나이 정부청사로 실제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어 평소에는 일반에 개방하지 않는다. 단, 이슬람교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 이후 하리 라야 축제 기간 중 3일간 국왕의 신년인사를 위해 예외적으로 왕궁을 개방한다. 국왕과 왕족들은 이 기간에 수만 명의 방문객을 이곳에서 맞이한다.
따무 키앙계

역사가 깊은 전통 시장으로 브루나이 강으로 이어지는 키앙계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브루나이의 전통 주전부리 및 수공예품을 파는 소박한 시장으로 매일 아침 일찍 열리고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문을 닫는다.

브루나이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다소 한산해진 오후에는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여유를 즐기는 상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여행매거진 GO-O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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