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엉뚱한 곳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고 한다. 감독과 선수 간 불협화음이 아니다. 단장과 감독 간 불협화음이다. 박종훈 단장은 메이저리그 식 구단 운영을 고집하고 있고, 김성근 감독은 감독이 전권을 쥐고 운영을 해야 한다며 버티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단장과 감독은 구단의 쌍두마차로, 일종의 운명공동체다. 서로 소통하며 보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단이라는 큰 배는 산으로 가버린다.
 
필자는 박 단장이 주창하는 메이저리그 식 프런트야구가 나은지 감성근 식 야구가 나은지 잘 모른다. 이는 전적으로 구단의 문화에 달려있다고 본다. 다른 구단이 프런트야구를 해서 성공했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김성근 식 야구가 성공했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법 역시 없다.
 
한화이글스 구단에는 어떤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그저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박 단장이 옳을 수도 있고 김 감독이 옳을 수 있다. 김 감독이 2년 간 구단을 책임지면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고 해서 그의 방식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의 방식이 틀렸다면 그가 SK 와이번스에서 거둔 화려한 족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렇다고 그의 야구가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지난 2년 간 한화에서의 성적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필자는 따라서 이렇게 생각한다. 김 감독에게 팀을 맡겼으면 임기까지는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고 본다. 어차피 시즌도 시작되지 않았는가. 한화이글스가 김 감독의 방식이 틀렸다고 판단했으면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그를 용퇴시켰어야 했다. 강제로라도 말이다. 그리고 박종훈 씨는 단장으로 올 것이 아니라 감독으로 왔어야 했다. 구단 상층부가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이다가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친다는 말이 있다. 단장과 감독의 불협화음으로 엉뚱하게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음을 한화이글스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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