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조현식·현범 인수 후 업계 탈환 넘보나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AJ렌터카 인수설이 또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인수 자체만으로도 시너지 효과는 물론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을 바짝 추격할 수 있어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앞서도 SK네트웍스와 한국타이어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의 신경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인수 유력, 한국타이어의 선택 주목
업계 1위 롯데렌탈 추격하나, 사측 “사실무근”

AJ렌터카의 최대주주는 AJ그룹의 지주회사인 AJ네트웍스인데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42.95%다.

문제는 모 기업의 자금 여력 부족으로 성장성이 둔화된 상태다. AJ렌트카의 시장점유율도 계속 추락하고 있다. 2012년 말 14.37%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말 11.55%까지 떨어졌다. AJ렌터카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327억 원으로 전년(403억 원)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 3위 SK네트웍스와의 점유율 격차도 2012년 말에 10%포인트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0.25%포인트로 좁혀져 역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롯데렌탈과, SK그룹의 SK네트웍스 등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AJ렌터카는 시장점유율에서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업계는 AJ그룹이 내부적으로 AJ렌터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귀띔한다. 이 때문에 인수전이 더욱 주목받는다.

만약 AJ그룹이 AJ렌트가 매각을 추진할 경우 롯데렌탈과 SK네트윅스 한국타이어 등 다른 기업이 인수 의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

누가 뛰어들까

시장에서는 AJ렌터카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는 SK네트웍스가 꼽힌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SK매직을 인수하고 패션사업부문을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자동차 렌탈 부문인 SK렌터카와 생활가전 렌탈 부문인 SK매직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SK네트웍스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렌터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품으면 단숨에 롯데렌탈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두 회사의 운영차량 대수를 합치면 14만9000대로 롯데렌탈의 16만 대를 바짝 추격한다.

SK네트웍스가 LPG사업과 충전소를 SK가스와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에 매각해 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점을 두고 AJ렌터카를 인수하기 위한 대비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최신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인수설에 힘을 실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중점 경영 전략으로 “사업구조의 파괴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사업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지 냉철히 판단하고 과감하게 변해야 하며, SK네트웍스를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SK그룹의 모태인 직물사업에 뿌리를 둔 패션 부문과 LPG충전소 사업을 매각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이 높은 렌탈 부문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종합 렌탈 회사’로의 재도약을 모색 중이다. 오너의 지원으로 인수에 시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네트워크가 SK매직을 인수한 뒤 사업재편을 끝낸 것이 아니다”라며 “SK네트웍스는 매각대금으로 마련한 현금을 렌터카사업 인수합병에 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SK네크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는 한국타이어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새 법인 HK오토모티브를 설립하면서 핵심임원들을 배치했다. 특히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진 서호성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HK오토모티브를 통해 렌터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월드는 보유한 현금규모가 올해 5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2018년 6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렌터카사업 등 자동차 관련 후방사업에서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에 이 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각설에 업계 ‘술렁’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AJ렌터카의 시가 총액은 2000억 원 수준이지만, 렌털시장의 성장성과 업계의 지위를 고려하면 AJ네트웍스가 보유한 지분의 가격은 4000억~5000억 원은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AJ렌터카측은  “AJ그룹 매출 비중의 60%가 넘는 주력 계열사를 매각할 리 없다”며 부인했다. 현재는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향후 진행 상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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