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11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 전에서 팀의 네번 째 투수로 나와 상대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고 구속 또한 100마일(160km)을 찍었다. 전성기 때의 활약을 예고하기에 부족함이 없오 보였다.
  매시니 감독은 이제 고민을 해야 한다. 미국 야구 문화 특성상 쉽게 선수의 보직을 변경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오승환의 컨디션과 구위를 면밀히 살필 필요성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마무리를 로젠탈에게 맡기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로젠탈이 계속 호투하고 오승환이 흔들린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오승환이 시즌 초 부진한 이유는 그의 구질에 대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분석이 끝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처음 보는 투수에다 처음 보는 투구 폼에 타자들이 그동안 당황했으나 2년째가 되고 나니 익숙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인 것이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오승환에게 WBC에 출전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소속 구단에서 잘 던지는 것도 국위선양이라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오승환은 대회 출전을 강행했고, 그것이 어느 정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이저리그는 KBO와 달리 철저한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다. 이유막론하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이름 있는 선수들은 WBC같은 이벤트성 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오승환은 나이도 있고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세인트루이스라는 명문 구단의 마무리 투수라는 엄청난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다. 큰 부담 없는 셋업맨과 같은 불펜 투수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
  로젠탈의 복귀로 메시니 감독과 오승환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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