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파면→구속 시나리오 일등공신은 안철수다

무력감! 정말 벼랑 끝으로 떨어지면서도 도저히 손을 쓸 수도 없고 뭐 하나 붙잡을 수 없는 무력감이 뼛속 깊이 파고드는 요즘이다. 한반도 안보 위기설이 나온 지 어제 오늘이 아닌데도 대한민국은 똘똘 뭉쳐 5개월간의 막장 대하드라마를 계속하면서 현직 대통령을 국회에서 탄핵하고, 정당판 뺨치는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파면하고, 마침내 검찰이 감옥에 보내면서 승리의 축배를 들었던 그 시간,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잃어버리는 국가 지도체제의 붕괴를 자초하면서 김일성의 6·25 남침 이후 최악의 위중한 안보의 먹구름 속에 스스로 빠져들었다.

내가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목소리라 터져 나올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고 외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배경의 하나로 ‘안보’를 제시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순간까지 절대 하야해서는 안 되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의 하나로 역시 ‘안보’를 들었다. 왜?

5년 임기 중 1년밖에 남아있지 않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낼 경우 대한민국은 틀림없이 ‘국가적 재앙(national disaster)’을 겪게 될 것이고, 그것이 ‘국가 안보 위기(national security crisis)’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안보를 무너뜨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논지였다.

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10일 본격적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리고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굳건하고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외교당국의 발표를 접하곤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방위태세’를 언급한 것은 틀림없이 북한이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당시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수세에 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한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댔지만 사실은 한반도가 김정은의 불장난으로 인해 안보 위기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가장 강하게 외쳐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파면→구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나리오가 착착 진행되게 만들었던 일등공신이 대부분 문재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천만의 말씀이다. 바로 안철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안철수!

문재인은 2004년 한나라당이 섣불리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을 했다가 역풍을 맞은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안철수보다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안철수는 주먹을 쥐고 “이게 나라인가”라며 당장 하야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탄핵해야 한다고 촛불시위에 불을 지르는 데 가장 앞장섰다. 그러나 정작 촛불시위에는 적극적으로 나가지 않는 교활한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가 이같이 이중적인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보수우파입네 하는 사람들이 안철수를 보수우파의 대안으로 착각해 지지하는 쪽으로 몰리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나는 정말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권력을 갖는다”는 말을 거듭 실감하게 된다. 안철수는 그야말로 ‘보수팔이’라는 사실을 왜 모르고 있는가!

분단된 대한민국, 그것도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대는 북한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지난해 10월말부터 5월9일 대선일까지 사실상 6개월이 넘도록 ‘공석’으로 둔다는 것은 안보를 포기한 나라가 아니면 어림없는 일이다. 국가적으로 ‘미친 짓’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게 될 것으로 나는 단언한다.

이런 ‘미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젓이 하는 대한민국이 된 것은 그만큼 국민이 좌경화되었다는 사실이고, 민주주의라는 이름에 터무니없이 만취해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대한민국의 좌우 가릴 것 없이 모조리 좌경화된 언론,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인 지식인, 여기에 골수까지 좌익인 정치인과 시민단체라는 이름의 반(反) 대한민국 단체들이 서로 뒤엉켜 나라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하며 대비한 쪽은 정작 대한민국이 아니고 미국이다. ‘미친 개’라고 불리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방한(2월3일)→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한(3월17일)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6일~18일 방한하는 가운데, 미 해군의 칼빈슨 항모전단이 싱가포르 해역에서 돌연 한반도로 방향을 돌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조차 이번 달 하순 미국 의회 청문회 참석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주한미군 측은 분명히 “주한미군 사령관의 일정은 항시 전투태세를 유지한다는 한·미 동맹의 최우선 순위(priority)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지금 한반도는 ‘전투태세’ 상태라는 의미 아닌가!

대한민국 좌파들은 미국이 대한민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에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또 억지를 부리고 있다. 또한 그런 억지에 동조하는 국민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안보 위기가 6·25 이후 최악의 위중한 상황이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에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없는 문재인, 그리고 “안보는 보수”라고 말한 적이 결코 없는 안철수가 이번 대선에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의 무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서 국민이 ‘좌파 대통령’ 또는 보수를 가장해 표를 얻을 속셈인 ‘보수팔이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정말 뜨거운 맛을 봐야 뭘 알게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들게 하곤 한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2007년 12월 18일 제62차 유엔 총회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투표 방침을 당사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측에 사전 문의 후 결정하도록 했다는 것이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 송민순의 회고다. 이것이야말로 ‘적과의 내통(內通)’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나라 같은 나라라면 당연히 특검 대상에 올려 문재인의 ‘이적질’ ‘반역질’을 밝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헌재에 의해 파면시키고, 마침내 감옥에 보내면서 버젓이 제1당의 유력 대선후보로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참으로 기본조차 되지 않은 대한민국의 대선판이다.

문재인이 보좌하던 노무현은 “북한 핵 개발은 일리가 있다” “나는 김정일 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고 그것이 자랑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국제사회를 향해 이실직고하고 다녔다. 문재인은 김대중 김정일이 합의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지론으로 갖고 있다. 그의 회고록 ‘문재인의 운명’에 따르면 “민정수석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불발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일도 그렇다”고 써놓았다. 그는 이번에 내놓은 좌담집에서도 “…대한민국에 종북이 어딨습니까?”라고 조롱하듯이 말하고 있다.

북한이 지금 제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고 ICBM 발사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김대중 노무현 두 좌파정권 시절 북한에 현금을 퍼준 대가를 되돌려 받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 그 노무현 정권 시절에 민정수석과 대통령비서실장을 한 문재인은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6·25 이후 최악의 위중한 안보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해 가장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인 것은 물론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하니 정말 대한민국은 잘 못되고 있다. 나는 분명히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 기록으로 남겨놓겠다.

그 노무현의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실장, 그리고 김정일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천문학적 대북송금의 주범인 박지원이 당 대표로 있는 국민의 당의 대선후보가 안철수 아닌가! 그런데도 문재인과 함께 여론조사에서 양강을 이루고 있다니, 정말 이게 나라인가 하는 무기력감에 빠져들게 된다.

문재인과 박지원, 박지원과 문재인은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그 ‘원죄(原罪)’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대통령 유력 후보로, 한 사람은 또 다른 유력 후보의 배후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철수는 자신의 좌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북한에 퍼준 현금이 북한 핵무기 개발자금으로 쓰였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은 남한이 돈을 주지 않아도 핵개발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더군요”라고 남의 주장을 빌리는 식으로 자신의 의중을 말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과의 경협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하는 것이고, 중국에 광물자원을 파는 등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자금 조달했을 것”이라고 북한 측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황장엽 선생은 북한이 김대중 정권의 남한으로부터의 현금 지원이 없었으면 핵개발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증언을 그의 회고록 ‘어둠의 편이 된 햇볕은 어둠을 밝힐 수 없다’에서 해 놓았다. 북한이 얼마나 끔찍한 기아(饑餓) 상태였는지 정확히 기록해 놓았다. “1998년 초에 중국 신화사통신이 북한의 농업위원회 간부가 제공한 자료라고 하며 보도한 데 의하면 1997년 말까지 280만 명이 아사하였다고 한다. 1996년 말까지 150만 명 이상이 아사한 것이 틀림없는 것으로 보면 1997년에는 130만 명이 아사하여 도합 280만 명이라는 아사자 숫자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 인구가 2300만 명에 이르고 있으니 얼마나 끔찍한 기아를 겪었는지 대번 알 수 있다.

그런 북한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여기에 핵개발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김대중이 박지원을 통해 현금을 보내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금 다발을 보내지 않았다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황장엽 선생의 객관적이고도 온당한 주장이다.

그런 박지원의 아바타가 안철수! 문재인의 이념적 뿌리를 찾다보면 문재인의 정신적 스승이 노무현이고, 노무현은 박지원의 정치적 대부인 김대중과 뿌리를 함께하는 것이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통령은 박지원이 되는 것과 똑같다. 김대중의 제2기 통치, 그의 유훈정치가 나온다. 안철수 정권의 주인은 박지원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의 유훈정치가 나온다. 그래서 문재인 안철수 둘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김대중 노무현 좌익정권 10년의 연장이 되는 것이다.

정말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소리밖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요즘 대선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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