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결혼 7년 만에 집 없는 설움을 청산하고 집을 사기로 한 K씨. 지역과 주거 환경, 자금 규모 등을 따져 적당한 아파트를 찾았다.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통해 해당 아파트의 매물로 나온 몇 몇 집을 둘러본 K씨는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이라도 층과 동, 발코니 확장 여부 등이 다른 데다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 보니 최종적으로 어떤 집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 K씨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 살펴보자.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의 로열층은 `중간보다 높은 층`이다.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층이 높을수록 로열층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1층과 탑층은 기피하는 층수다. 1층 집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는 점과 사생활 침해에 따른 불편함이 크다. 방범에 취약하다 보니 별도의 방범창을 설치해야 하고 배수관 역류나 하수구 냄새, 벌레가 많다는 것도 1층 거주자들이 꼽는 불만 중 하나다.

필로티로 설계된 아파트의 경우 2층 높이에 1층이 들어서면서 1층의 단점이 개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필로티와 맞닿은 세대는 외기 접촉이 많기 때문에 바닥 단열이 부실한 경우 겨울에 춥고 결로, 곰팡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차후 되팔 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층에 비해 제값 받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이는 본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반면에 일부러 1층 집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한창 뛰어놀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은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운 1층을 선호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는 등교나 출근을 하는 바쁜 아침시간에 빛을 발한다. 일상적으로 자주 처리해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로 조성하다 보니 그만큼 녹지공간이 넓어져 1층의 장점이 커지기도 했다. 내 집 바로 앞에 풀과 나무가 있는 정원이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다는 것도 1층의 메리트로 볼 수 있다.

꼭대기 층의 경우 여름에는 태양열을 전도해 덥고 겨울에는 위층 세대의 난방으로 인한 온기를 공유할 수 없어 춥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실제로 탑층은 냉난방비 부담이 10~20% 정도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조망과 채광이 탁월하고, 층간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탑층을 고를 때는 옥상 구조가 평탄한 평면인 아파트 보다는 ‘ㅅ’자형의 경사방식인 곳이 좋고 가급적 사이드 집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발코니 확장이란 아파트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발코니 면적을 거실 또는 방의 용도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면적이라도 확장한 집이 훨씬 넓어 보이고 실면적이 늘어나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발코니를 트면 보통 전용 85㎡를 기준으로 12~16㎡(4~5평) 가량 면적이 늘어난다.

집의 면적을 늘릴 수 있는 대신 확장하지 않은 집보다 냉난방비가 더 들어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여름에 햇볕을 직접 받아 그만큼 실내 온도가 높고, 겨울에는 바깥 공기와의 급격한 온도 차이로 결로에 취약할 수 있다.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창문을 꽁꽁 닫아 놓아야 하는 것과 창고 등 수납공간이 줄어드는 것도 단점이다. 화초나 빨래 건조대를 놓을 데가 마땅치 않다는 불편함도 있다. 발코니 확장은 지난 2006년 합법화됐다.

처음부터 확장형 평면 설계로 지은 새 아파트는 단열 기술이 적용된데다 별도의 수납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단점들이 많이 보완됐다. 그러나 집주인이 개별적으로 발코니를 확장한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구조 안전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데다 단열재 및 결로 방지를 위한 새시나 이중창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면 발코니를 트지 않은 집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또 위·아래층이 확장되지 않은 경우 단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고, 모든 발코니를 확장하기보다 거실만 확장하고 침실(안방)의 발코니는 그대로 둔 `부분 확장` 집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층수 등 다른 조건이 비슷할 경우, 조망을 중시한다면 가장자리 동을, 전망을 포기하더라도 조용한 집을 원한다면 단지 안쪽의 동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한강변처럼 조망이 빼어난 곳이 아니거나 왕복 6차선 이상의 대로를 끼고 있다면 도로변이 아닌 단지 중간에 있는 아파트를 고르는 게 좋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바깥 풍경에 대한 감탄은 무뎌지고 생활의 불편함이 더 크게 와 닿기 때문이다.

여러 동으로 이뤄진 대단지 아파트는 동 배치에 따라 가장자리 동과 단지 안쪽의 동으로 나뉜다. 가장자리 동은 주로 길가나 도로변에 접하고 있어 소음에 시달릴 수 있다. 여름에 더워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먼지도 많아 하루가 멀다 하고 걸레질은 필수다. 탁 트인 전망(조망권)과 일조권 등에서는 유리하다. 또 지하철 역이나 버스정류장, 상가 등의 편의시설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더 좋다. 반대로 단지 안쪽에 있는 동은 조용하고 쾌적한 대신 앞 동에 가려 답답하고 특히 저층세대는 채광이 좋지 않다.

[제공 : 부동산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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