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정치·평화조약·독립자금 공약 내세운 9人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오는 5월 9일 치러질 제19대 대통선 선거에 역대 최다인 15명의 후보가 공식 등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원내 5당 후보를 제외한 10명의 군소 후보들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중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가 사퇴를 선언. 총 14명이 대선 후보로 결정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후보가 많다 보니 군소 후보 사이에서 일종의 ‘마이너리그’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억 원이나 되는 기탁금을 내고 대선판에 뛰어든 후보들은 이색 행보와 공약 등으로 인지도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관전 포인트’ 주목···인지도 확보 위해 강한 발언하기도
마이너리그 간 신경전 치열···SNS 통한 뉴미디어 전략도 등장


과거 대선에서 후보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4대와 17대로 각각 12명의 후보가 등록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등록 첫날부터 13명이 등록했다. 이후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가 지난 21일 사퇴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후보는 총 14명.

기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1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2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3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4번, 심상정 정의당 후보 5번,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 6번, 오영국 경제애국당 후보 7번,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 8번,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 9번,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 10번,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11번, 이경희 한국국민당 후보 12번,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 13번(사퇴), 윤홍식 홍익당 후보 14번, 김민찬 무소속 후보 15번순이다.
 
국회의원 출신부터
학원강사까지 다양

 
주요 정당을 제외한 군소 후보들 중에는 눈에 띄는 후보도 많다.

‘곰돌이 포스터’로 화제가 된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는 곰 캐릭터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새누리당 측은 배신하지 않고 신뢰를 주는 듬직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곰돌이 캐릭터를 포스터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또 조 후보는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는 ‘영·호남의 상생’을 위해 대구-광주 간 내륙철도 건설 추진, 영·호남권 직업체험센터 건립으로 청소년 간 상호교류사업 활성화, 문화산업 동반육성 및 창의경제산업 협력 강화 등이 3대 공약으로 꼽힌다.

‘복면토론’으로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마련한 후보도 있다. 바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들이 복면을 쓰고 토론을 해 유권자들이 선입견 없이 정책으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발언하며 준비해온 복면을 썼다.

그는 이어 “불안한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들과 ‘평화조약’ 등 신(新) 6자 회담을 서울이나 평양에서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이목을 끌었던 주요 공약으로는 복지공약 중 고교졸업자에게 1인당 1회에 한해 독립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윤홍식 홍익당 후보는 대학에서 사학, 철학을 전공한 뒤 13년간 20대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인문학 학원을 운영해온 강사다.

그는 자신이 운영했던 홍익학당 운영 경험을 살려 ‘고전’을 매뉴얼로 삼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양심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기호 번호가 14번인만큼 14대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국민이 주인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공약이 주목받았다.
 
비판과 화제
넘나드는 후보들

 
4성 장군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겨냥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5·18 진실 전국 알리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사법부가 판결한 일부 사상범까지 수감된 교도소를 총을 들고 습격하는 것이 과연 민주화를 위한 것이었느냐”라고 발언했다. 결국 여러 5·18단체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의 공약을 살펴보면 ‘애국’이라는 키포인트가 눈에 띄었다. 그 중 ‘국방·안보태세 강화’와 ‘극단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사건으로 화제가 된 후보도 있다.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다.

그는 민주노동당 소속이던 2011년 1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국회 최루탄 사건’의 주인공이다. 당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실업·빈곤·불안전노동, 청년생존문제 해결하고 ‘헬조선’에서 해방시키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정무비서관 출신으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는 유튜브에서 공식 채널을 개설해 자신의 정책을 담은 동영상으로 홍보에 나서 화제가 됐다. 지난 17일에는 영상을 통해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젊은이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99% 국민안전’을 내세우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4대 폭력(성폭력, 학교폭력, 갑질폭력, 집회·시위 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독특한 이력·직함 가진
무명 후보들 눈길

 
정치권에서 무명인 후보들의 직함과 공약들도 눈길을 끈다.

오영국 경제애국당 후보 직함은 의료용 대장 세정기를 판매하는 ‘하하그룹 회장’이다. 그는 공약으로 ‘인류복지’, ‘인류구원’, ‘인류평화’를 내세웠다.

이경희 한국국민당 후보는 ‘사업가’라는 직업을 적어냈으며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철폐하고 효율적 체계가 작동하는 사회 만들겠다”는 공약을,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는 정당인으로 소개했다. 그는 ‘국내정책’과 ‘국제정책’을 나눴고 ‘김영란법 폐지’ 공약으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지난 21일 사퇴를 선언해 후보 등록 시 냈던 3억 원의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유일한 무소속 후보인 김민찬 후보는 월드마스터위원회위원장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국가 안보’, ‘국가 진단을 통한 부폐척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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