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의 ‘섀도캐비닛’(예비내각) 명단은 안갯속이다.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직무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예비내각을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소한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인선은 대선전이라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각 인선 발표가 선거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뒤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후보를 둘러싼 내각 인선관련 하마평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文, “총리? 1차 협치 대상은 국민의당·정의당”
- 安, “오픈캐비닛, 상대편 인사 중용” 洪, “막판 발표”


일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내각 발표가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등 유력 후보군은 실명을 거론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그나마 제일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사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총리를 비롯해 장차관 그리고 청와대 핵심 요직 명단이 다 작성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 후보 역시 4월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권 시 첫 총리로 호남 인사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 어렵지만, 염두에 둔 분이 있다”며 “총리는 ‘대탕평, 국민 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고, 제가 영남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했다.

문, “영남 출신 아닌 후보로 총리 임명”

그는 “적정한 시기에 그분을 공개해 국민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 판단을 구해야 그분도 검증에 대비하고 장관 제청 구상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마지막 단계에 가면 가시적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하면 안정적인 의석 확보가 필요한데 1차 협치 대상은 국민의당, 정의당 등 기존의 야권 정당들”이라며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은 만큼 통합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영남 출신이 아닌 인물로  전남 목포 출신인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전 위원장은 2월23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뜨겁게 달궜던 ‘문재인 정부 내각-청와대 명단’이 나돌 당시 총리직에 거론됐다.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는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한 문 후보와 독대를 가진 홍석현 전 JTBC 회장(서울출신)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홍 전 회장은 4월12일 문 후보와 오찬이후 “내각 참여를 권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문 후보가 입당관련 ‘러브콜’을 보낸 정운찬 전 총리(충남 공주), 국민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경기 시흥), 김종인 전 의원(서울) 역시 총리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총리 인선과 함께 장관직과 청와대 요직에 갈 정치인들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2월말 SNS에 나돈 명단을 보면 경제부총리 조윤제 서강대 교수, 사회부총리 김상곤 전 교육감, 법무부 장관 박범계·전해철 의원, 행자부 송영길 선대위원장과 김부겸 의원, 국방부장관에 백군기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 김용익 전 의원, 문체부장관 도종환 의원, 해양수산부장관에 김영춘 의원 등이 이름이 올랐다.

하지만 문 후보가 밝혔듯이 총리의 장관 제청과 당과 상의도 해야 하는 만큼 총리가 누가 인선되느냐에 따라 장관 인선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 핵심 요직의 경우 비서실장 노영민 전 의원, 정무수석 강기정 전 의원, 홍보수석 양정철 전 비서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정원장 문희상 의원과 김병기 의원, 공정거래위원장 홍종학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한편 안철수 후보의 경우 예비내각 관련 ‘오픈 캐비닛’을 천명하면서 ‘대탕평 인사’를 공언했다. 안 후보는 “이념과 지역, 정치세력 등을 뛰어넘어 실력 위주의 내각을 구성하겠다”며 “상대방 캠프에 있었던 사람일지라도 문제 해결의 최적임자라면 쓰겠다”고 타 정당과 ‘협치형내각’을 강조했다. 이미 안 후보는 외교관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삼겠다며 유일하게 실명을 거론한 바 있다.

안 후보의 ‘협치형 인선’은 41석 초미니정당으로서 집권 후 연정이나 협치가 불가피한만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일단 안 캠프 안팎에서는 차기 총리감으로 최근 이언주 의원에 이어 최명길 의원 등 자신의 측근을 국민의당으로 보낸 김종인 전 의원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비문연대’ 선봉에 선 만큼 안 후보를 중심으로 중도·보수가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 역시 김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총리직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장관이나 청와대 사정기관의 장으로 구체적인 명단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김성식 중앙선대위 전략본부장이 당내 수권비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차기정부 예비내각 명단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김종인 총리론’ 부상... 김성식 ‘조각 밑그림’

일단 안 후보가 타당과 협치를 강조한 만큼 구체적인 내각 인선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만 김성식 의원과 박선숙 의원을 제외한 친안철수계 의원들 다수가 초선이고 젊다는 점에서 장관에는 교수, 경영, 금융, IT, 문화 등 각계 전문가 인사들이 내각에 다수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는 선대위내 ‘평화로운 한반도 본부'중 외교·안보를 담당하는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와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이 중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통일정책 분야에서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 교수와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외교안보 분야에 요직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다.

청와대행이 점쳐지는 인사로는 조광희 변호사, 박인복 전 춘추관장, 박왕규 전 내일부소장, 김경록 대변인,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 등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우 최근 지지율이 오르면서 예비내각 관련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10%내에 정체된 지지율로 예비내각 관련 신경쓸 틈이 없었던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홍 후보는 예비내각 관련 “원내대표, 당 대표, 경남지사를 하면서 나랏일과 행정경험을 다 해봤다”며 “대통령이 되면 일주일 내 국정을 파악하고 한 달 내 내각을 구성할 자신이 있고 막바지 집권 가능성이 있을 때 예비내각도 발표하겠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의 예비내각 구상은 특히 베일에 쌓여 있다. 다만 캠프 구성을 통해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홍 캠프에서 최측근 인사로는 비서실장 윤한홍 전 의원, 김대신 수행단장, 특보단장 이종혁 전 의원, 나경범 서울사무소 소장, 심재득 전 특보가 꼽히고 있다.

또한 자문단으로 윤증현·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박정이 상임중앙선대위원장, 김성찬 의원, 북한통인 조명철 전 의원, ‘4대강국 외교특위’는 심윤조 전 의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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