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문재인 대선후보가 주장한 ‘적폐세력’ 관련 설전이 홍준표 후보로까지 옮겨 붙어 공방이 치열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4.19일 열린 첫 번째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질문을 집중했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융단폭격을 가했다. 또 가수 전인권 씨가 문 후보가 아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칭찬하자 ‘적폐 가수’라며 뭇매를 가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의 콘서트 예약이 취소되는 소동까지 빚었다.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문제를 북한에 물어봤다고 폭로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 ‘용서하지 않겠다’, ‘몇 배로 갚아주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 후보 경선 때에도 안희정 후보는 물론 그의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을 퍼부었다. 그러니까 이들에겐 문재인 후보에 반하는 말을 하거나 지지하지 않으면 다 적(敵)인 셈이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정작 문 후보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식의 문자 폭탄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문자폭탄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진심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문자폭탄은 자신이 직접 하지 않았으니 백 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럼 문 후보가 직접 말한 ‘적폐세력’은 누구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보수세력’임을 천하가 다 아는 터다. 
적폐(積幣)란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관행, 부패, 비리 등의 폐단을 일컫는 것으로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암(癌)적 존재이다. 문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보수세력’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보수세력’이 건국 후 우리나라 발전을 방해해왔는가? 오히려 ‘보수세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대한민국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해왔다. 그런 ‘보수세력’을 ‘적폐세력’으로 몰수는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종북세력과 강성귀족노조, 전교조를 대한민국의 가장 암적인 ‘적폐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종북세력이 진보로 가장해서 이 나라 모든 방면에 침투해 있다”고 성토했다. 전체 근로자의 3%밖에 되지 않는 강성귀족노조가 97%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양 걸핏하면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들고 집회·시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외노조인 전교조는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에게 좌파이념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공산주의 좌파는 이미 실패했음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엄습하는 것을 보고 소련은 껄껄 웃었다. 자본주의는 망하고 공산주의가 전 세계에 도래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1989년 소련과 동구는 소리 없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동서남북에 시장경제의 쓰나미가 동시에 불어 닥친 것이다. 공산주의 좌파가 설 땅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는 모조리 실패한 사회주의 좌파가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창궐하고 있으니 무슨 일인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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