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제19대 대통령이 탄생한다. 새 대통령은 초·중·고교 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대로 대통령 신뢰도가 바닥을 쳤을 때 취임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5월 1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그 같은 바닥 현상은 입증되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줄 것 같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8%만이 대통령을 꼽았다. 부모님 47.8%, 선생님 7.6%, 국회의원 2.4% 순으로 응답되었다. 지난날 대통령들은 집권하면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새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조리 전임자의 정책과 흔적들을 뒤집어엎거나 지워버렸다. 그 결과 국정의 연속성은 단절되었고 혼란에 빠졌으며 국민들 간 갈등과 대결만 격화되었다. 대선 유세 때 후보들이 목청 높여 외쳐댔던 “국민화합”과 “국민대통합”은 간데없고 5년 내내 갈등과 대결로 들끓었다. 19대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적폐 청산”을 외쳐댔고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협박했다. 완장차고 설쳐대는 점령군의 “킬링 필드” 구호를 연상케 하기에 족했다. 
새 대통령은 1.8%로 곤두박질쳐 망가질 대로 망가진 대통령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 새 대통령은 국민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앞으로 매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19대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부터 씻어 내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해선 안 된다는 점을 뻔히 알면서도 제왕적 대통령으로 빠져들었다. 독단·오만·소통부재로 굳어져 끝내 자신을 불신과 증오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새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최고 지도자가 된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미국 대통령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우리와 같이 대통령 중심제이며 이 나라 대통령은 한 번도 탄핵된 바 없고 구속된 적도 없다. 미국 대통령 집무실은 23평에 불과하다. 집무실 양쪽으로 부통령실, 선임고문실, 비서실장실, 국토안보보좌관실, 대변인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통령을 큰 소리로 부르면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미국 대통령은 자기 집무실로 비서나 보좌관을 부르지 않고 대통령이 참모에게 찾아가 의논하기 일쑤다. 미국 대통령실은 개방되어 있고 대통령과 보좌진 및 각료들 관계는 대학 동아리 사이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와대 대통령실은 철저히 폐쇄되어 있고 대통령과 보좌진 관계는 봉건국가의 임금님과 신하 같다.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은 500m나 떨어져 있다. 소통이 단절될 수밖에 없고 제왕적 대통령으로 경직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직 시절 신종 인플루엔자A 백신접종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백신접종을 먼저 맞지 않고 연령순에 따라 자신에게 돌아오는 순번을 기다렸다. 그는  주말에 사적으로 외출할 땐 대통령 전용차를 타지 않고 개인 스포츠유틸리티(SUV)를 이용하며 신호등을 꼬박꼬박 기다렸다. 그는 직무 차 텍사스에 들렸다가 소문난 유명 식당에 갔다. 긴 줄을 섰다가 시간이 바빠 새치기를 하면서 순서를 양보한 손님에게 밥값을 대신 내주었다. 저 같은 미국 대통령의 평민적 처신은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19대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처럼 집무실을 보좌진들에게 개방해야 한다. 직무 외에 외출할 땐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고 신호등을 기다리며 자신이 특권을 누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주어야 한다. 새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처럼 집무실을 개방하고 겸손하게 처신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면, 모든 국민들로부터 정파를 초월,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물론 감옥에 갈 필요도 없다. 19대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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