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 상임고문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는 9일 자신의 지역구(경북 울진·봉화) 인근인 영덕에 변호사 사무실을 새로 개업한 것도 총선 출마와 무관치 않다. 1일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김 고문은 “동서화합에 밀알이 될 수 있도록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해 반드시 당선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특수성과 국익을 고려해 처음부터 특검을 반대했었다”며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수사는 불가피했겠지만 수사의 한계가 분명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신당론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정치이념과 노선이 달라 탈당해 신당을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신축보다 리모델링쪽으로 가는게 옳다”고 주장했다.최근 지역구에 변호사 사무실 개소…동서화합 밀알되고파신당창당에 반대입장…노대통령 ‘코드론’ 문호 개방해야민주당 대표시절 당 워크숍에 참석한 김 고문이 정대철(왼쪽)·한화갑(오른쪽)의원 등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아 있다.

- 경북 영덕에 사무실을 개소한다고 들었는데.
▲ 법원이 영덕에 있기 때문에 인근지역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이다. 9일부터 업무를 개시할 계획이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하나.
▲ 그렇다. 지역구인 울진·봉화지역에 다시 출마할 것이다. 지난 2000년 총선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출마했다면 당선됐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정당화와 동서화합을 위해 한나라당의 텃밭인 이곳을 선택했던 것이다.

- 당시의 선택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나.
▲ 마음이 좀 쓰라린건 사실이지만 결코 후회는 없다. 동서화합에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계속 이 길을 택할 것이다. 내년 총선에는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지역 민심은 어떤가.
▲ 괜찮은 것 같다. 오랫동안 지역구를 살피지 못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총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영남 지역은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정치 세력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다. 현정부와 민주당은 집권세력으로서 지난 대선때 형성된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 대북송금 특검팀의 수사발표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특검을 반대했다. 사실을 은폐하자는 게 아니라 한반도의 특수성과 국익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익이란 한반도 전쟁 예방과 평화 정착이고, 이들 가치가 특검으로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소신이었다. 하지만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수사는 불가피했겠지만 수사의 한계는 분명 정해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게 아쉽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동서독의 특수성보다 한반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익을 위해선 어느 정도의 비용은 필요하다.

- 한나라당에서는 제2특검법을 주장하고 있는데.
▲ 검찰에 맡기는 게 옳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제2특검법안의 주요 골자는 150억원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 아닌가. 따라서 대북송금과 별개인 150억원건은 검찰이 맡는게 옳다. 일각에선 ‘150억원 한정특검’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제3, 제4 특검 주장도 계속 불거질 것이다.

- 정치권 일각에서 99년 9월경 청와대가 ‘이익치 구명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다. 나는 이익치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 듣지도 만난 적도 없다. 또 비서실장 자리가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 여야를 망라하고 개혁신당론이 급물을 타고 있는데.
▲현재 신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겐 명분이 없다. 정권 변동기마다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정당정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좀 가라앉았지만 인적청산론도 이해할 수 없다. 정치인의 인적청산에는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당 공천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고, 또 하나는 선거를 통한 국민의 선택을 통해 자연스럽게 청산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다고 인적청산을 운운하면 반대로 그들도 인적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편견과 독선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누가 봐도 주도권 싸움이다.

- 당 대표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의 분열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기본적으로 분당이 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분당과 탈당은 분명 다르다. 민주당의 정치이념과 노선이 달라 탈당해 신당을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신축보다 재건축, 즉 리모델링쪽으로 가는게 옳다고 본다. 일부 신당 추진파는 전국정당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전국 각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해야만 가능하다. 신당을 만들면 전국정당이 되는 것처럼 떠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내년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 노무현 대통령의 당적이탈 문제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당헌상 당·정분리가 명시되어 있는데 당적을 이탈할 필요가 있겠나.

-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한다면.
▲ 이른바 ‘코드론’을 개방해야 한다.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국정을 운영한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현정부의 모토가 참여정부인 만큼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 청와대 비서진의 업무 미숙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 청와대는 연습하는 곳이 아니다. 오는 날부터 일을 해야 하는 곳이다. 따라서 청와대 비서진은 전문가가 포진되어 있어야 한다. 전문성을 기본 바탕으로 도덕성과 업무 수행능력을 겸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차기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 현정부가 출범한지 겨우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차기 대권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총선을 1차 목표로 그동안 쌓아온 국정 경험과 경륜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 최근에 DJ를 면담한 적 있나.
▲ 며칠 전에 찾아뵈었다.

- DJ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 언론에서 언급된 것보다 훨씬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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