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확대·공격적 마케팅, 이익만 좇다가 또 탈날라…

▲ 토니버거 홈페이지 캡처.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토니버거가 최근 매장 수를 급격히 늘리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현재 토니버거는 전 카페베네 회장이었던 김선권 대표이사가 운영 중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매장 확대가 주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카페베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카페베네는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다가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모펀드에 헐값 매각됐다.
 
토니버거는 미스코리아 출신 셰프 홍대현 씨가 지난 2015년 론칭한 브랜드로, 당시 대표이사를 맡아 운영했다. 김 전 회장은 홍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으로 카페베네 시절부터 수제버거 사업을 함께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직함을 달지 않은 채로 신규매장 오픈에서 가맹점 관리까지 직접 챙기다가 지난해 말 토니버거 대표이사를 맡았다.
 
토니버거는 2015년 12월 서울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연 뒤 1년 반 만에 매장수가 70여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순이익도 흑자전환 했다. 2016년 매출액 82억7000만 원, 순이익 2억5200만 원을 기록했다. 토니버거는 향후 해외 진출을 위해 가맹점 모집을 통한 국내 인프라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몸집 불리기에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기대는 김 대표가 재기에 성공할지 여부다. 김 대표가 회장으로 있을 당시 카페베네는 토종 한국 커피로 유명세를 타며 1000여개의 국내 가맹점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 500여 개 해외매장을 열었다.
 
그러나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한 탓에 해외 지점 투자가 잇달아 실패,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결국 자본잠식에 빠진 카페베네는 사모펀드에 224억 원이라는 헐값에 팔렸고, 김 대표는 8년 만에 카페베네를 완전히 떠났다. 김 대표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 토니버거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최근 경영 상황을 보면 카페베네와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버거는 지난 2015년 말 직영 1호점을 연 후 7개월 만에 30개, 현재는 70여개의 매장으로 확대됐다.
 
스타 마케팅도 한창이다. 배우 송승헌, 홍석천 등을 모델로 기용해 홍보에 적극 나섰다. 향후 한류스타 모델 기용 등을 통해 중국, 미국,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커지는 바람에 실패한 케이스”라며 “프랜차이즈 특성 상 가맹점이 많아야 회사가 이익을 내는 구조이지만, 이익에만 몰두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앞서 토니버거가 흑자로 돌아선 게 가맹점주의 부담이 크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페베네 역시 가맹점주들로부터 인테리어, 집기류 판매, 로열티 등의 비용이 너무 많다는 비판에 시달린 바 있다. 2010년 카페베네 매출에서 가맹점의 해당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했다. 타사(20~30%)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더 큰 문제는 햄버거 시장의 출혈경쟁이다. 수제버거 열풍이 일면서 경쟁업체를 비롯한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기존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만으로도 포화상태라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서로 상권을 뺏고 빼앗기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거래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가맹사업자로 등록된 햄버거 브랜드는 총 30여 종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핸인핸버거, 버거앤프라이즈, GB버거, 도니버거, 버거비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화점에 도달한 햄버거 시장에 매장 수를 확대하는 건 공급과잉을 부추겨 업계가 공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니버거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한 입장과 시장상황 대응 전략 등을 묻는 메일에 확인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답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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