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은 다른 관절에 비해 운동 범위와 활동이 많은 부위다. 어깨는 상하좌우, 한바퀴의 큰 회전이 가능한 만큼 신체구조 중 가장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어깨 관절 질환은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고, 그 원인과 양상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오십견과 회전근개 손상, 석회화 건염 등이 있다. 특히 오십견과 회전근개 손상은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서 병변을 찾는 데 주의를 요한다. 

50대 즈음에 찾아온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오십견’은  어깨가 굳는 증상을 일컫는 ‘동결건(frozen shoulder)’이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주요 원인을 알기 어려운 특발성 질환인 오십견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외상이나 다른 어깨 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오십견은 초기엔 손을 드는 동작, 어깨를 돌리는 동작 등 거의 모든 범위의 동작에 통증이 발생해 움직이기 어렵게 만든다. 오십견이 장기간 진행되면, 어느 정도까지만 어깨의 사용이 가능하고 그 이상 움직이려 할 경우 통증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어깨 관절의 사용에 제한을 받게 된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들어 올리고 돌리는 역할을 하는 4개의 힘줄이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오십견과 마찬가지로, 팔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 된다. 오십견이 거의 모든 운동 범위에서 통증이 생기거나 움직임이 어려운 것과는 달리, 특정한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다. 회전근개 손상의 주요 원인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외상, 과도한 움직으로 인한 손상, 오십견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 등 원인이 다양하다. 따라서 40~50대에 환자가 많은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개는 20~30대 젊은 환자들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회전근개 손상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회전근개는 다소 손상된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여러 근육과 인대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한 부분이 손상되더라도 다른 근육과 인대가 그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경미한 손상을 본인이 자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손상된 인대는 물론, 다른 인대에도 추가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그 이유는 하중이 더해진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다른 부위를 손상시키거나 파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어깨는 무릎이나 고관절과는 달리 몸에 매달려 있어 지속적인 하중을 버텨야 하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이와 같이 오십견과 회전근개 손상은 팔을 올리기 어렵다는 공통된 증상으로 본인이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대부분의 어깨 질환을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어깨 질환 환자의 60~70%는 회전근개가 손상되거나 파열되어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두 질환의 오인을 경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료법 때문이다. 대부분의 오십견 환자는 물리치료와 운동, 약물과 같은 보전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지만 회전근개 손상은 방치할 경우 인대가 파열되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쪽으로 팽팽히 당겨진 고무줄과 같은 상태의 인대는 파열되면 끝 부분이 말려들어가기 시작하고, 인대 조직의 괴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특이성 때문에 자연치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파열된 회전근개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손상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장비의 발전으로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회복이 가능하지만, 어깨 수술을 할 경우 최소 1~3개월은 어깨를 고정하는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며 1~3개월 정도 재활 기간도 필요하다. 파열된 부분이 오래 방치되어 인대가 짧아진 경우엔 재활 기간이 더 늘어나고 어깨 관절의 움짐임에 제한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어깨관절에 이상을 느낀다면 하루라도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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