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산소가 길이다

 1. 고혈압 정의

 
혈압이란 심장이 인체의 각 장기와 세포에 필요한 요소를 보내기 위해 미는 힘이 혈관 내벽에 미치는 압력을 말한다. 그 압력이 120mmHg/80mmHg(수축기/이완기)이면 정상혈압이다. 각 나라마다 전문가에 따른 그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이면 전 단계 고혈압으로 주의를 요구하고 160mmHg을 넘으면 고혈압이라 한다.

고혈압기준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120-139mmHg 사이를 전단계고혈압이라고 규정했다. 일본도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국민 평균혈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 국민이 고혈압 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고혈압이 된 원인을 분석해 보면 고혈압 자체의 위험성보다도 인체가 전반적으로 나쁜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은 다른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서 치료라 함은 혈압약을 복용해서 조절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다.
 혹자는 나이가 들면 대체로 혈압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유로 연령대 별 정상혈압을 자신의 나이에 90을 더한 것이 자신의 정상혈압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른 해석이 아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120mmHg이 정상이다. 건강하게 섭생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 나이와 상관없이 120mmHg내외의 혈압을 가지고 있다. 태안의 일부지역 노인(70대 이상)들의 경우 대부분이 120mmHg내외다.

전라남도 고흥군 풍양면 양리마을의 9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해보았는데 놀랍게도 모두 120-130mm Hg으로 정상치였다. 반대로 20-30대의 젊은 나이에 160mmHg 이상의 혈압을 가진 사람도 많다. 혈압을 결정하는 것은 인체의 상태일 뿐 결고 나이가 될 수는 없다.
2. 고혈압 실태
 
현재 우리나라의 고혈압 환자 수는 700-1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의 35%가 고혈압환자라고 한다. 증가 속도 또한 2006년 대비 최근 5년간 29.1%가 증가하여 그 증가 속도가 갑상선장애(57.4%) 뇌혈관질환(34.7%) 다음으로 높다. 그 다음이 당뇨(23.4%) 심장질환(17.6%)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고혈압의 총 진료비는 2005년 1.4조원, 2006년 1.5조원, 2008년 2.1조원, 2009년 2.3조원으로 매년 9.8%씩 꾸준히 증가해 2005년 이후 2009년까지 5년간 진료비가 64%가 증가했다. 2011년에는 치료비만 무려 3조에 이른다고 한다. 고혈압 화자 1인당 연간 투약일수를 보면 2005년 176.4일에서 2009년 215.2일로 38.8일(연평균 5.5%)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문제고 고민거리다. 2008년 전 세계 인구의 10억 명 이상이 고혈압환자이고 2025년에는 60%가 증가한 15억6천명이 고혈압환자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젊은 층에도 고혈압환자가 점점 늘고 있어 2,30대의 젊은이들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고혈압이라는 질병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그 위험성뿐만 아니고 그로 인한 비용과 함께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흔히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말한다. 증상은 못 느끼지만 죽음으로 가는 병이라는 것이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그 상태가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인체는 서서히 죽음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3. 고혈압과 현대의학
 
현대의학은 고혈압은 원인이 없는 질병으로 분류했다.
유전성이 강한 질병이라고 말한다.
치료방법이 없고 혈압약을 통해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는 것이다.
일단 고혈압이 되면 평생 약으로 혈압을 조절해야한다.
 
3-1. 혈압약의 혈압강하 원리
 
혈압약은 치료가 아니고 단순히 혈관에 미치는 압력을 일정수준 이하로 유지되도록 일시 조절하는 것이다. 혈압약에 대해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또 매체에 잘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고혈압의 본질과 관련된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주요 방법만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다.
 
■ 강제 이뇨방법
 
인체에 하이드로클로로티아자이드(hydrochlorothiazide)라는 강력한 이뇨제를 투여하여 몸에서 물을 강제로 빠져나가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면 혈관 내에 물이 줄어들어 심장이 힘을 가해도 혈관에 혈액이 부족하여 혈압이 올라갈 수 없다. 따라서 환자는 심장이 힘을 가해도 혈압이 높아지지 않는다.
 
■ 근육 이완법
 
심장근육과 관상동맥이 수축을 하기 위해서는 칼슘이 필요하다. 근육 이완법이란 근육과 혈관에 칼슘이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해 심장으로 하여금 힘을 쓰지 못하게 하고, 혈관은 이완되게 하여 혈압을 높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심장은 아무리 힘을 써보려 해도 힘을 쓰지 못하고 혈관은 이완되어 있으니 혈압은 올라갈 수가 없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약을 칼슘통로 차단제 또는 칼슘길항제라고 한다.
 
■ 교감신경 차단방법
 
우리 몸의 교감신경에서 알파수용체와 베타수용체가 있는데 알파수용체는 주로 말초혈관에 작용하고 베타수용체는 심장, 혈관, 기관지에 작용한다. 이 수용체에 아드레날린과 같은 흥분물질이 붙게 되면 자극을 받아 흥분한다.
 베타수용체가 자극을 받으면 심장이 빨리 뛰게 된다. 또 알파수용체가 자극을 받게 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른다. 만일 베타수용체를 차단하면 뇌에서 심장에 힘을 가하도록 명령을 하지 하려해도 상호 교감을 못해 인체가 자율적으로 혈압을 올리지 못한다. 또 베타수용체를 차단하면 혈관이 원하는 대로 수축을 못하고 축 늘어져 있다. 따라서 혈압을 높이고 싶어도 높일 수가 없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원리는 심장이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법과 혈관이 이완된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나뉜다. 만일 한 가지 약으로 듣지 않으면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출처 = 고혈압, 산소가 길이다(저 윤태호)〉
〈정리 =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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