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6·3동지회
2007년 대선이 11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다. 이런 때에 새삼 6·3세대 정치인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때 정치권을 주름잡던 4·19세대가 가고 6·3세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6·3동지회는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대선출정식’을 방불케할 만큼 방대한 규모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미 6·3동지회가 한나라당 이명박 전서울시장을 측면 지원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모임은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요서울>은 6·3동지회에 어떤 정치인이 속해 있고, 향후 이 모임이 어떤 역할을 할지 알아봤다.


박근혜 저격 군단이 탄생한 것일까. 대선을 앞두고 6·3세대가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6·3동지회’ 하면 우선 ‘이명박-손학규-이재오’ 3인방이 연상된다.

이 모임은 1964년 유신정권 시절, 한일회담 반대 데모를 주도했거나 참여했던 인사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 전시장은 고려대 4학년 때 학생회장으로 6·3운동에 적극 가담해 현상금까지 붙어 있었고, 손 전지사는 경기고 3학년 때에 6·3운동에 동참한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6·3동지회원들은 박정희 전대통령의 딸인 당내 대권주자 박 전대표에 대한 반감심리가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모임을 두고 ‘반(反)박정희’ 군단으로까지 표현할 정도다. 최근 서민경제 불황으로 박정희 향수가 되살아나는 상황이지만, 박 전대표에게 ‘유신공주’라는 별칭은 되레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 모임에는 한나라당 빅3 중 한 사람인 이 전서울시장이 고문으로 있고, 손 전경기지사는 자문위원으로 있다. 이 전시장은 전임 회장이기도 하다. 현재 회장에는 친(親)이명박 계열로 알려진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맡고 있다. 이것만 봐도 6·3동지회가 이 전시장을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고문 이명박, 회장 이재오
그렇다면 이 모임에는 누가 활동하고 있을까. 이들 회원의 명단을 살펴보면 정·재계, 언론계, 학계, 관료계, 전문직 인사들이 대거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정치권 인사를 보면 고문으로는 이 전시장 이외에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이원범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전의원), 박정훈 전의원, 현승일 전의원 등이다. 주로 한나라당 전직 의원들이다.
회장에는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맡고 있고, 부회장에는 류해성 건국발전자문회의 위원장, 이근진 (주)유한전자 회장(전의원), 김영수 광혜병원 원장, 유영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종락 야구협회 부회장, 곽영상 경영전략연구원 회장, 김병길 레포츠타운 통일나라 대표, 최윤관 (주)상도무역 회장, 진민자 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 박희문 지구촌민속박물관 관장, 윤재만 스포츠서울 고문, 권석충 센트럴시티 감사, 정의웅 (주)한빛화학 대표이사, 김영환 (주)유니베라 사장, 송수일 서울메트로 본부장 등이 활동하고 있다.


자문위원에 여야 고루 포진
자문위원에는 손학규 전경기지사를 비롯해 김덕규 국회부의장, 문희상·이부영·김근태 열린우리당 전현직의장, 정형근·이경재·안택수·안상수 한나라당 의원과 홍사덕 전한나라당 의원, 정대철 전민주당 대표, 김충조·김길환·이협 전민주당의원 등이 소속돼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12월 열린 정기총회에 여권 수뇌부인 김근태 의장과 문희상, 이부영 의원 등이 당시 불참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6·3동지회가 이명박 ‘지원부대’라는 점을 의식해 당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에 여권 수뇌부의 행보가 뜸한 이유도 다 이 때문이다.
특히 경제계와 방송언론계 인사를 보면 박문수 (주)하이테크 하우징 회장, 석진철 (주) 대우엔지니어링 상임고문, 최재규 (주)대원건설 사장, 김헌출 삼성물산 대표이사,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성유보 한국방송공사 상임고문, 송철원 (주) 에듀TV 회장 등도 이 모임 회원이다. 학계에선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최장집 고려대 교수, 정정길 울산대 총장 등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4월 정예부대 가동
이 모임은 대선 지원루트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전략은 지원부대 확장이다. 6·3동지회는 오는 3월 서울·경기, 경남, 경북, 인천, 대구, 울산 등에 16개시도지부를 결성하고, 오는 4월 워크숍을 통해 ‘정예요원’을 구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북한의 위협적인 태도에도 대처하겠다는 전략구상을 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김정일 체포조’를 꾸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자가 자칫 북한의 공격타깃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다.
지지세력 확장 방대한 규모
지난달 25일에는 충북, 대전에서 잇따라 지부가 결성돼 각각 500~600여명의 회원이 활동영역을 펼치고 있는 상태. 적어도 3월말까지는 6,000~7,000여명 규모의 회원이 규합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전시장의 지지세(勢)가 확장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를 입증하듯 6·3동지회의 오성섭 사무총장은 “(이 전시장은) 실물경제에 밝고, 미래와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이다”며 “충분히 국민의 지도자가 될 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모임이 한나라당의 대권주자인 박 전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조준
“박근혜 저격수 역할하겠다.”
6·3동지회는 이런 발언을 했다. 오 청장은 “이명박 전시장에게 흠집이 있으면 지금 밝히라”고도 했다. 이는 박근혜 전대표 캠프측에서 한동안 이 전시장에 대한 검증문제를 언급하고 나선데 대한 6·3동지회측의 반발이기도 하다. 6·3동지회측은 “서로가 털고 갈 부분이 있다면 서로가 털고 가는 것에는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대표측에서 이 전시장의 ‘후보검증’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오히려 ‘어불성설’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유신특검’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박 전대표의 가정사, 정수장학회 등도 털고 가야할 문제다”라는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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