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두 배 이상 증가해 만들었는데 손님은 ‘뚝’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한국마사회 현명관 전 회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으로 꼽히던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위니월드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의 경우 직원 임금을 6개월째 체불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문화체육관광부 기관운영감사 결과 한국마사회가 추진한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각종 법령을 어겨가며 무리하게 추진된 것으로 알려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금 체불 6개월, 체불 임금은 약 39억 원
인수 협상 무산, 운영사 매달 8억 원 적자

  
위니월드는 현명관 전 회장이 역점 사업으로 꼽았던 만큼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설립 과정에서 사업비가 두 배 이상 부풀려졌고 운영사인 어메이징월드앤커퍼니 대표가 현 전 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위니월드 사업비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설계변경이 세 차례 진행되면서 326억 원에서 68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에는 초기에 없었던 운영집기비용이 188억 원이 추가됐다. 여기에 고객 진입공간 개선사업비 194억여 원이 추가되면 총 사업비가 800억 원이 넘는다.

문제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위니월드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테마파크라는 점이다. 위니월드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는데 방문객 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심지어 방문객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
 
남은 직원 30명
임금 체불로 대부분 퇴사

 
현 전 회장은 위니월드를 “에버랜드보다 더 가고 싶어 하는 테마파크로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자연스레 위니월드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낼 수 없게 됐고 급기야 직원 임금 체불까지 하게 됐다.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위니월드의 현실에 대해 제보한 A씨는 “위니월드는 2016년 10월에 개장하여 현재까지 운영 중이나 작년 12월부터 임금체불을 지속하여 현재까지도 임금체불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의 근로자들이 임금체불 문제로 퇴사했으며, 현재는 약 30명 정도만 남아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파크가 운영이 어렵고 근로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원청 업체인 마사회는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위니월드를 떠난 근로자들은 약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정규직, 비정규직은 물론 아르바이트, 협력사 등이다.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수백만 원부터 수천만 원대다. 문제는 한국마사회 측이 법적 책임이 없다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직접 고용이 아니기 때문에 밀린 급여와 채용을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결국 피해는 근로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진행됐던 위니월드의 인수협상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마사회는 인수자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와 계약파기를 미뤄왔었다. 하지만 인수협상이 무산되면서 피해만 키웠다.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는 매월 약 8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x 체불임금은 직원, 아르바이트, 협력사 등 모두 포함하면 약 39억 원 정도다.

한국마사회는 이제 사면초가에 처했다. 약 8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 위니월드를 폐쇄한다면 예산낭비에 대판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선뜻 직영화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직영화에 나선다면 그동안 밀린 임금 체불 문제와 협력사 미지급금을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직영 전환 기로
연구 용역 맡겨

 
한국마사회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월간 경영실사를 거친 뒤 위니월드 운영개선 방안 등을 마련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용역이 한국마사회가 위니월드를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체불임금 등의 부담이 따르지만 위니월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직영화밖에 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위니월드 운영사 인수를 위한 협상 과정을 돌이켜 봐도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사회 직영 전환은 한국마사회 스스로 결정할수 없다. 공기업인 만큼 국회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시행이다. 위니월드 정상화와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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