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대체할 날 머지않아 vs 위험성 높아

.<뉴시스>
비트코인 몸 값 너무 오르고 마약 거래, 해킹 등 불법적 용도 늘어
유력 후발 주자 ‘이더리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지지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비트코인(Bitcoin)은 2009년 1월 일본의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든 온라인 가상화폐이다. 인터넷 발전에 따라 점차 지폐의 대체재로 유력해지고 있다. 이의 가치는 계속 상승 중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결함, 해킹 연루설 등으로 인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대체할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 화폐의 통칭)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조적이다. 알트코인 중 비트코인을 대체할 것들을 추천하며 투자하라는 이부터 기술적 결함 등으로 곧 사라질 테니 투자 금물을 외치는 이들도 있다.
 
비트코인은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국가나 은행과 같은 중앙 기관·장치가 없다. 개발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독점하고 자의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것에 대한 반발로 비트코인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얻을 수 있다. 일종의 암호 풀기로, 일반 컴퓨터 1대로 5년이 걸려야 풀 수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캐는 전용 프로그램과, 힘을 모아 비트코인을 캐자는 모임도 등장했다.
 
이렇게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은 광산업에 빗대어 ‘캐다’, ‘채굴하다’라고 불린다. 하지만 문제만 푼다고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모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량이 정해져 있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이 총 2100만 비트코인만 나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희소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고 있다.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계좌인 ‘지갑’을 통해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 이 지갑에는 숫자와 영어 알파벳 소문자, 대문자를 조합한 약 30자 정도의 고유한 번호가 일종의 기존 은행 계좌번호처럼 부여된다. 사용자들은 인터넷 환전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지갑의 개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계좌 개설 시 개인정보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된다. 유럽과 북미,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선 현금처럼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도 2013년 4월 ‘코빗’이라는 거래소가 생기는 등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5월 가상화폐를 결제 및 현금 교환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마련하였다.
 
수량 정해져…희소성↑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가상 화폐에 대한 가치와 보편화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이 투자 과열로 인한 가격 폭등, 마약 거래 수단으로의 이용 등으로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또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해커들의 랜섬웨어 공격에 비트코인이 이용되며 화폐가 가지는 신뢰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대체할 알트코인(Altcoin,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 화폐)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알트코인으로는 이더리움(ETH)이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2015년 개발한 이더리움은 불과 2년 사이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JP모건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의 지원을 얻으면서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업체인 코인데스크가 최근 1100명의 가상화폐 이용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4%가 이더리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이 조사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49%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9일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더리움의 가치는 향후 수주일 안으로 비트코인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거래량 1년 새 15배 증가
 
이 외에도 라이트코인, 리플, 대쉬 등 다양한 알트코인의 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알트코인의 비율은 전체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일일 평균 거래량은 2015년 150만 달러에서 지난해 450만 달러, 2017년 67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알트코인 투자가 활발해질 양상을 보이자 금융·가상 화폐 전문가들은 각각 우려와 기대의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가상 화폐 전문가 이정아 비티씨코리아닷컴 전략기획이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과열될수록 투자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거래소 입장에서 해킹, 사기코인과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주시하고 있고, 국가의 규제 생성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주식애널리스트가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이유’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합법적인 거래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다양한 위험 요인에도 가상화폐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언제 어느 나라나 중앙은행이 부도가 날지 모른다. 최근에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로 신용을 잃고 화폐가치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중앙은행과 나라를 신뢰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가상화폐가 실물 화폐를 대체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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